(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예상보다 양호했던 1월 소매판매 지표와 엔비디아 등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큰 폭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소매판매 반등에 지난주 가파른 상승을 되돌리며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소매판매가 반등했지만, 혼조세를 보였다. 브렉시트 표결이 가까워지면서 파운드화는 큰 폭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을 더 줄일 수 있다고 한 영향으로 상승했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 지표는 양호하게 나왔다.

상무부는 1월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 변화 없음(0.0%)보다 양호했다. 자동차와 휘발유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2% 증가해 더 긍정적이었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 감소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던 바 있다.

다만 12월 소매판매는 당초 1.2% 감소가 1.6%로 감소로 더 악화했다. 이는 12월 지표가 상향 조정될 것이란 일반적 전망과 다른 결과로, 미 경제가 둔화의 길로 접어들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이날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도 양호했다.

미 상무부는 12월 기업재고가 전달대비 0.6%(계절 조정치) 증가한 1조9천94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도 0.6% 증가였다.

콘퍼런스 보드는 미국의 2월 고용추세지수(ETI)가 111.15로 전월보다 개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보다는 4.3% 올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전일 CBS 방송 프로그램에서 "경제가 확장을 지속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경기를 낙관했다.

그는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점도 재차 확인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0.64포인트(0.79%) 오른 25,650.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0.23포인트(1.47%) 상승한 2,783.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49.92포인트(2.02%) 오른 7,558.0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소매판매 등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사고 여파,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1월 소매판매가 우려보다 양호했던 점이 투자 심리를 지지했다.

양호한 1월 소매판매 지표로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다소 줄었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탄력적으로 오른 점도 주가지수를 끌어 올렸다.

엔비디아는 네트워크 업체인 멜라녹스 테크놀로지를 약 7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7% 급등했다.

애플 주가도 뱅크오브아메리카가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하는 등 호재로 3.5% 상승했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기대가 다시 우위를 점했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이 지난 주말 위안화의 경쟁적인 평가 절하 방지 등 많은 이슈에 양국이 합의했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양국이 매일 접촉하고 있다면서, 다음 달까지는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낙관했다.

반면 중국 측이 3월 말로 예상됐던 미·중 정상회담을 취소했으며, 명확한 최종 결과를 도출하기 이전까지 정상회담 개최를 꺼리고 있다는 소식도 앞서 나왔다.

에티오피아에서 발생한 보잉 항공기 추락사고는 장 초반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보잉의 최신 항공기인 '737 맥스(MAX) 8'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이어 에티오피아에서 또 한차례 사고를 내면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보잉 주가가 폭락하면서 장 초반 다우지수는 다른 지수와 달리 하락세를 나타냈다. 보잉은 다우지수 구성 종목이다.

다만 보잉 주가가 낙폭과도 인식으로 차츰 반등하면서, 다우지수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종목별로는 보잉 주가가 5.3% 하락해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기술주가 2.17% 급등하면서 장을 이끌었다. 커뮤니케이션은 1.86% 올랐고, 에너지도 1.54%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미 경기 상황에 대해 안도감을 표했다.

아문디 파이어니어의 존 캐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매판매 지표는 상대적으로 좋았다"면서 "소비가 아직 양호하다는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회복세가 계속하면서 침체로 가지 않을 것이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인하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72% 하락한 14.3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6bp 오른 2.643%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3bp 상승한 3.033%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6bp 오른 2.479%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16.4bp로 유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지금까지 미국 성장의 주요 동인이던 소매판매 수치를 기다리며 미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부터 지난주 하락분을 되돌리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2.8bp 떨어져, 지난해 12월 7일 주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30년물 주간 하락 폭은 11.5bp, 2년물은 9.5bp로, 작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소매판매가 발표된 뒤 국채수익률은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헤드라인 지표 자체는 반등했지만, 지난해 12월 수치가 더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2.659%까지 올랐다가 소매 지표가 나온 후 고점을 점차 낮췄다.

최대 소비시즌에 큰 폭 줄어 시장에 충격을 줬던 지난해 12월 소매판매 지표는 1.2% 감소에서 1.6% 감소로 더 하향 조정됐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자, 시장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시장에서는 12월 지표가 다른 소매 활동을 볼 때 상향 조정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과 달리 하향 조정돼 제조업 등 다른 분야에서도 모멘텀이 사라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 팽창의 기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실제 소비 성장은 전체 GDP 성장률이 2%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하며 1분기에 더 둔화할 것"이라며 "이는 연준이 올해 내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에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오마이어 샤리프 선임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1월 소매판매 지표에서 한 가지 중요한 점은 12월 추정치가 상향 조정됐는지 여부였다"며 "의미 있는 상향 조정이 있을 경우 4분기 소비자 지출을 끌어올리고, 1분기에도 더 탄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추정을 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더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장 관심은 12일 발표되는 소비지출에 쏠릴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가 0.2%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D.A 데이비슨의 메리 앤 헐리 채권 트레이딩 부대표는 "미 성장과 글로벌 성장이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는 한 10년 만기 국채를 비롯해 국채 값을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대규모 국채 입찰도 앞두고 있다.

미 재무부는 이날 입찰을 통해 380억 달러의 3년 만기 국채를 2.448%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56배였고, 낙찰률은 간접 49.5%, 직접 9.4%였다. 금리가 단기에 인상될 것 같지 않다는 예상이 있어 입찰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단기 채권은 금리 전망에 더 민감한 경향이 있다.

오는 12일에는 240억 달러의 10년 만기, 13일에는 160억 달러의 30년 만기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독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066%로 큰 변동이 없었다.

유로존 채권시장을 대표하는 독일 국채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또 다른 부양책을 내놓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하향 조정한 뒤 가파르게 떨어졌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232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129엔보다 0.103엔(0.09%)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47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317달러보다 0.00159달러(0.14%)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11엔을 기록, 전장 124.81엔보다 0.30엔(0.2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0% 하락한 97.176을 기록했다.

시장 관심이 쏠렸던 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해 반등에 성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인 변화 없음(0.0%)도 웃돌았다.

다만 충격을 줬던 12월 소매판매 지표는 1.2% 감소에서 1.6% 감소로 더 하향 조정됐다.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9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자 상향 조정됐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자동차를 제외한 1월 소매판매는 전월비 0.9%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0.4%를 상회했다. 자동차 제외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로는 2.8% 늘었다.

세부 항목을 들여다보면 헤드라인 지표만큼 소매 지표가 계속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괜찮은지를 걱정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비는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힘이다.

웨스턴 유니언의 조 마님보 선임 시장 분석가는 "새해 들어 미국 경제가 하강하고 있다는 주장에 걸맞게 지난달 소비가 부진했다"며 "미국 금리가 예측 가능한 미래에 기반을 두고 유지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힘이 실려 1월 소매판매 지표 반등에도 달러 반응은 잠잠했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주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은 상황이고 금리는 현재 있는 위치가 좋다고 말했다.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 기다리고 지켜보는 이전 관점을 유지했다.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환율 조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시 확인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기간에 이문제도 논의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미국은 무역 협상의 일환으로 위안화가 안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총재는 "환율은 비교적 안정돼 있다"며 "다만 이 안정성이라는 것이 환율이 고정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위안화는 소폭 상승했다.

영국 파운드화는 12일의 브렉시트 승인 영국 의회 재투표를 앞두고 1% 가까이 상승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협상안에 대한 마지막 투표는 부결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월의 첫 승인 투표에 이어 이번 투표도 부결되면 영국 하원은 다음날인 13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표결로 결정할 예정이다.

의회가 이마저도 거부하면 다음 날인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에 관해 표결한다. 승인 투표가 부결되면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은 작아진다는 평가다.

노무라의 FX 전략가들은 "2번째 승인 투표,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할지 찬성할지, 50조항의 연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독일의 1월 산업생산은 예상을 밑돌았지만, 무역 수지가 예상보다 좋았던 데다 유로화 하락이 과도했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유로화는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과 새로운 부양책에 달러 대비 1.2% 주저앉았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72달러(1.3%) 상승한 56.7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등의 감산 관련 소식과 미국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의 감산 지속 방침이 다시 한번 유가를 밀어 올렸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4월 원유 수출 규모는 하루평균 700만 배럴 이하로 떨어뜨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우디의 산유량을 하루평균 1천만 배럴 이하로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월 산유량도 하루평균 980만 배럴 수준으로 이미 떨어졌으며, 이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이는 사우디가 지난해 말 감산 합의 당시 배정받은 산유량인 1천31만 배럴보다 훨씬 작은 규모다.

팔리 장관은 또 산유국의 감산이 오는 6월 이전에 종료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발언도 내놨다.

팔리 장관은 "4월 (회의에서) 예기치 않은 공급 차질이 있었는지 살펴보겠지만, 감산을 중단하는 것은 깡통을 걷어차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소비지표에 대한 안도감이 형성된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1월 지표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양호하게 나오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탄탄한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의 산유량 증가 전망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산유량이 지난해 하루평균 1천100만 배럴에서 오는 2024년에는 하루평균 1천37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등도 여전히 유가의 상단을 제어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경기 우려 등을 고려하면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보고서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65달러를 견조하게 넘어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가 큰 제약 요인이고, 글로벌 성장률도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