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8일 5대 금융지주 회장들과 비공식 조찬모임을 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취임 이후 두 번째로 가진 비공식 만남으로, 최 위원장은 금융당국이 올해 추진하는 주요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자리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했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김광수 회장은 첫 참석이었고, 손태승 회장은 금융지주 체제로 전환한 이후 회장 타이틀을 달고 처음으로 나왔다.

최 위원장은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장들과 함께한 이후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고, 편하게 밥 한 끼 하면서 인사나 나누자는 취지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일정이 빠듯해 조찬모임은 한 시간여 만에 끝났지만, 금융지주 회장들은 금융당국 수장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채용 비리와 셀프 연임 등을 둘러싼 지배구조 문제 등으로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사이에는 그간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주요 금융정책 행사에서 최 위원장과 금융지주 회장들이 간혹 인사를 나눌 기회는 있었지만, 허심탄회하게 캐주얼한 소통을 할 기회는 사실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비공식 조찬모임을 통해 최 위원장은 금융위가 지난 7일 발표한 '올해 업무계획'을 자연스럽게 설명하면서 협조를 구하고, 금융지주 회장들은 당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시간이 짧아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대화는 많지 않았지만, 당국과 금융지주 간 소통을 하는 자리가 마련됐다는 것만으로 좋은 기회였다"고 전했다.

가계대출 문제, 핀테크 활성화, 가계의 금융부담 경감 이슈 등을 두고 금융권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정부와 정치권의 러브콜은 이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11월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은행장들을 총리공관으로 초대해 정부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하는 동시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민병두 정무위원장은 금융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 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핀테크 등 금융혁신 전략들을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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