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금융지주회사와 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높게는 4%대 중반 수익률을 제시하는 데다,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이 높아 안전한 채권으로 인식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해 약 30억 원어치의 은행권 신종자본증권을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연 4.53% 수익률의 대구은행 신종자본증권과 연 4.4% 수익률의 우리은행 신종자본증권 등이었다.

삼성증권도 수익률 연 4.09%인 대구은행 신종자본증권과 연 4.04%인 하나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을 판매했다.

하나금융 신종자본증권은 준비한 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처럼 신종자본증권을 사들이는 것은, 신종자본증권이 저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데다 안전성 또한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은행권이 자본금 확충 또는 자본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증권으로, 채권처럼 매년 확정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매매가 가능해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

이에 따라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불린다.

은행권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채권과 달리 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상각돼 원금손실 확률이 있다.

또 은행이 이익을 내지 못해 주주 배당을 하지 못할 경우 이자 지급이 중지될 수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영구채로 발행되지만 '중도상환 옵션'이 포함돼 5년 뒤 상환한다.

그러나 은행이 콜옵션을 행사할 때 금융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무 상황이 좋지 않아 콜옵션 승인 행사를 받지 못할 경우 만기가 무한정 연장될 수도 있다.

이같은 위험성에 따라 은행권 신종자본증권은 선순위채보다 통상 3등급 낮은 신용등급을 받는다.

신용등급 'AAA'인 은행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은 'AA-'가 되는 식이다.

은행권 신종자본증권은 그런데도 국내 은행의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이 크게 높아진 데 따라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5.35%로 바젤Ⅲ 기준을 도입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은행권 신종자본증권은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자랑하는 은행들이 발행하는 채권을 4%대의 수익률로 투자하는 것으로 인식되며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종자본증권에 상당한 리스크가 내재해 있지만 개인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며 "내재한 위험에 대한 평가에 비해 상대적 고금리가 돋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의 높은 자본수준과 개선된 자본 적정성, 잘 분산된 대출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 위험의 현실화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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