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올해 금융지주 주주총회 시즌은 지난해와 달리 큰 이슈가 없는 데 따라 비교적 조용하게 지나갈 전망이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같은 지배구조 이슈가 없는 데다, 쟁점이 될 것으로 점쳐졌던 노동이사제도 KB금융지주 노동조합의 도입 시도가 좌절됐기 때문이다.

금융지주들이 배당 성향을 높인 데 따라 일반 주주들의 반발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오는 22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주총을 개최한다.

오는 27일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이 주총을 열고 28일에는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가 주총을 개최한다.

올해 주총은 금융지주 CEO 교체나 친정부 성향 사외이사 선임과 같은 '뜨거운 감자'가 없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신임 행장을 선임하지만, 각각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완전자회사라 은행 주총에서 무리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지난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이 채용비리 의혹을 둘러싼 당국과 하나금융 간 대립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과는 대비된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도 KB금융 노동조합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백승헌 변호사에 대한 주주 제안을 자진 철회한 데 따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IBK기업은행 노조가 박창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기업은행의 신임 사외이사로 최종 추천했지만, 대주주인 정부가 노동이사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따라 선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KB금융 노조가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추천했고, 주총에서 표 대결이 벌어진 끝에 무산됐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올해는 교체 폭이 작은 데다, '친정부 성향' 인사 역시 지난해보다 숫자가 적어 무난한 통과가 점쳐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와 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의 사외이사는 총 44명이다.

이 중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는 27명으로, 4명만 이번 주총에서 교체된다.

신규 선임되는 사외이사 중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재정경제비서관을 지낸 이윤재 코레이 대표 정도가 현 정부와 성향이 가까운 것으로 분류된다.

지난해에는 KB금융이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인 선우석호, 정구환 후보를 새 사외이사로 추천한 바 있다.

하나금융과 신한금융도 각각 문재인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2기 동기인 박시환 후보와 박병대 후보를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우리금융을 제외한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배당 성향을 높인 데 따라 주주들의 반발도 제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배당성향은 24.8%, 신한금융 23.9%, 하나금융 25.4%, JB금융 14.4%, BNK금융 19.4%에 달해 모두 지난해보다 높았다.

경영 현안에 대한 일반 주주들의 질문과 이에 대한 경영진의 답변은 관심거리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주주들에게 경영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해 언급할 전망이다.

우리금융도 배당 성향을 낮춘 이유로 비은행 부문 강화를 꼽으며,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공단이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나 이사의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대해 어떤 목소리를 낼지도 주목된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반대의결권 행사에도 이사를 선임하거나 이사 보수한도액을 늘렸다.

국민연금이 올해부터는 주주권 행사를 통한 경영 참여를 강화하기로 한 데 따라 국민연금이 반대의결권을 행사할 경우 금융지주가 지난해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mr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