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외국인이 지난달 말 이후 국내증시에서 적잖은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매도세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가 지속되는 데다,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선호도 역시 꺾이지 않아 외국인의 패시브 투자가 아직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에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 대규모 매수세를 보이던 외국인이 돌아선 시점은 지난달 25일께다. 코스피가 단기 고점을 형성한 시점인데, 이때부터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도 동반 감소했다.

외국인이 지난달 25일 이후 내다 판 코스피 주식은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는 이와 방향을 달리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를 통해 8천100억원가량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로써 외국인 누적 순매수와 비차익 프로그램 누적 순매수 간 차이는 연초 이후로만 2조5천억원으로 확대됐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 증가를 통해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시각이 바뀌지는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바스켓 투자를 선호하는 외국인은 시장 전체를 사는 패시브 투자를 할 때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를 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이 인덱스를 매수하고 특정 종목 또는 업종을 매도할 경우 외국인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와 현물 순매수 규모 간 괴리가 커진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코스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다수 있다는 점도 아직은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라는 근거라고 평가됐다.

지난달 25일 이후 유가증권시장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코덱스200TR(6천45억원)과 타이거200TR(1천126억원), 타이거MSCI코리아(1천46억원) 등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4천149억원)와 KB금융(-2천412억원), 삼성전자(-1천497억원) 등 반도체와 은행업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길 연구원은 "외국인은 인덱스를 사면서 업황이 좋지 않은 특정 종목과 업종을 매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도체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이 22.6%로 워낙 크기 때문에 지수 반등은 반도체 실적을 확인하는 4월까지는 기다려봐야 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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