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대형 헤지펀드에 대한 자산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슈퍼 매니저(super managers)'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소수 펀드로 투자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12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바클레이즈의 연구를 인용한 데 따르면 헤지펀드 업계 자산 3조 달러(약 3천396조 원) 가운데 4분의 1 이상이 20개 초대형 헤지펀드에 의해 운용되고 있으며, 그 비중은 향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레이 달리오, 클리프 애스니스, 켄 그리핀 등 헤지펀드 거물들이 운영하는 대형펀드 자산은 작년 말 기준 전체의 26%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비중은 21%였다.

종류별로는 퀀트펀드 자산 비중이 6%에서 11%로 높아진 반면, 기계가 아닌 사람이 투자결정을 내리는 재량적 전략(Discretionary strategies)을 구사하는 펀드의 자산 비중은 9%에서 6%로 하락했다.

바클레이즈의 스탠리 알트슐러 전략 컨설팅 미국 헤드는 "많은 대형 펀드들이 기존의 재량적 전략에 시스템적 전략(systematic strategies)을 더하거나 핵심 투자 프로그램에 시스템 트레이딩을 장착함으로써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은 헤지펀드 업계 내 '초대형'과 '대형' 펀드 사이에 뚜렷한 구분이 생기고 있다며, 상위 20개 펀드는 지난 5년간 시장점유율이 늘어난 반면 그 외 펀드는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부익부라는 말은 초대형 펀드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투자자 동향도 이 같은 현상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연기금, 국부펀드 등 큰 손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헤지펀드의 전략을 좌우하게 되면서 결과적으로 '슈퍼 매니저'의 탄생을 초래하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헤지펀드들이 큰 손 투자자에 대한 맞춤형 전략을 개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바클레이즈는 대형 투자자들이 단순한 투자상품이 아닌 믿을 수 있는 매니저들을 선택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는 일부 헤지펀드들이 투자전략 제공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솔루션 제공업체가 되고 있다며, 업계의 다수가 '헤지펀드'에서 '대체자산 운용사'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은행 측은 "우리는 슈퍼 매니저의 탄생을 목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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