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장단기 국채 스프레드(금리 격차)가 여전히 10년래 최저점에 머물러 있는 반면 초장기물과의 스프레드는 50bp가 넘는 기현상이 벌어져 눈길을 끈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미국 국채 2년물과 30년물 간 스프레드는 점진적으로 벌어지면서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도 가팔라지고 있는 반면 2년-10년물 간 금리 차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현재가 화면(화면번호 6531번)에 따르면 13일 오전 11시 현재 미국 2년-30년 국채 스프레드는 52.4bp, 2년-10년 스프레드는 13.9bp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수익률 곡선이 구간별로 엇갈린 신호를 보내는 것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에 미국 경기확장과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은 분석했다.

마켓워치는 "인플레이션 기대감이 활기를 보이면서 작년 말 투자자들이 증시 급락을 피해 미국 국채를 매입할 때 30년물보다 10년물 국채가 더 강하게 랠리했다"고 전했다.

미국 10년물과 30년물 국채는 모두 작년 11월 수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증시 급락 과정에서 10년물 금리는 60bp 넘게 하락하며 2.643%까지 내려간 반면 30년물 금리는 약 40bp 내려 3.033%에서 내림세가 진정됐다.

이 기간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금리도 63bp 하락하며 10년물과 거의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미즈호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트레이더들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감을 가늠할 때 10년물보다 30년물을 더 면밀히 보는 경향이 있다"며 "10년물과 비교해 30년물은 연준의 기준금리 전망에 덜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10년물 금리는 통화정책에 더 민감한 2년물에 동조해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내린 반면 장기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30년물 금리는 덜 내렸다는 것이다.

미국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지만 리치우토 수석을 포함한 몇몇 전문가는 연준의 인내심으로 미국 경제가 물가 및 임금 상승을 용인할 만한 여력을 더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빈 로 선임 글로벌시장 전략가는 "장기물 국채금리는 연준이 물가목표치를 폐기하거나 더 넓은 범위를 도입하는 데 대한 공포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며 "이는 장기 채권을 보유한 데 따른 리스크 프리미엄, 즉 기간 프리미엄을 더 요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30년물 국채의 주요 매입 주체는 기업 연금을 운용하는 기관 등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기업 연금에 자금을 넣어두면 세금을 줄여주는 법이 폐지되면서 30년물에 대한 수요가 약해졌다고 도이체방크는 지적했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