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북한이 기존 체제전환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적용해 경제성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북한 내부 역량에 대한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창용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13일 연합인포맥스가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주최한 '제6회 통일금융 콘퍼런스'에서 "북한에 체제전환국들의 경제발전 모델을 적용한다고 했을 때 현재 북한 내부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경제전략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북한 기관과 관료의 역량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게 최 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현재 우리는 북한의 경제발전 모델과 관련해 큰 그림에서 비전만 얘기할 뿐 북한의 실제 정책 기제를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며 "국제금융기구 등을 통해 자본이 투입되는 것보다 자본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지가 숙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북한의 경제발전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체제전환국들이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왔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체제전환국들은 체제전환 초기에 불가피한 경제 침체기를 겪었다"며 "체제전환에 따른 침체기는 불가피한 요소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체제전환국들도 동시에 경제가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이들 국가가 국제경제에 어느 정도 편입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체제전환 이후 삶의 만족도는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최 교수는 "사회주의 체제 붕괴 이후 지난 30년간 축적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국제 사회가 북한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한 대책을 미리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역시 체제전환 초기 10년 동안에는 약간의 경제침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사회불평등을 겪더라도 제도 개혁을 통한 안정적인 시장경제 도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wchoi@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