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경제지표 호조로 경기 둔화 우려가 줄어든 데 따라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거부된 가운데 브렉시트 기한 연장 투표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최악 시나리오인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사라져 파운드화가 급등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과 달리 큰 폭 감소한 데 힘입어 상승했다.

이날 영국 하원은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하드 브렉시트를 거부했다. 최악 시나리오로 언급됐던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은 대폭 줄었다.

이제 이번 주 주요 투표 가운데 마지막인 브렉시트 기한 연장을 놓고 표결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의회가 결국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하기로 결정하자, 애초 예고한 대로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14일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와 경기 둔화 우려가 경감됐다.

미국 1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 0.6% 감소를 큰 폭 상회했다.

특히 기업 투자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항공기를 제외한 비국방 자본재 수주가 전월 대비 0.8% 증가한 점이 긍정적으로 해석됐다.

상무부는 1월 건설지출이 전달보다 1.3% 늘어난 연 기준 1조2천796억 달러(계절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0.5% 증가를 상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잉사의 737 맥스8 및 맥스9에 대해 즉각 운항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캐나다는 자국 영공에서 737 맥스 8의 운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협상 타결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중국은 협상 타결을 매우 많이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 대통령이 논의에서 떠나버릴 수 있다는 것도 시진핑 국가 주석이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8.23포인트(0.58%) 오른 25,702.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40포인트(0.69%) 뛴 2,810.9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37포인트(0.69%) 상승한 7,643.4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주요 경제지표와 영국 브렉시트 관련 소식, 보잉 항공기 추락 여파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내구재수주가 증가하고 물가는 안정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해당 지표는 최근 감소세를 보이면서 투자 위축 우려를 불러일으켰지만,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일 소비자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한 데 이어 이날 발표된 2월 생산자물가도 전월 대비 0.1% 증가로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

물가가 안정적인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분간 인내심을 보일 것이란 기대도 유지됐다.

브렉시트 관련해서도 불안이 경감됐다. 영국 하원은 이날 표결에서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파운드화가 큰 폭 강세를 보이는 등 안도감이 형성됐다.

영국 하원은 다음 날에는 브렉시트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항공기 추락 사고에 따른 보잉 관련 불안은 이날도 이어졌다.

보잉 주가는 전일까지 이틀간 11% 이상 내린 이후 이날 장 초반 회복세를 보였지만, 해당 소식이 잇달아 나오면서 급반락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였다. 보잉주는 이날 0.5%가량 오른 수준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전반적인 투자 심리에 도움을 줬다.

기술주가 지속 상승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관련 기업 인수합병 소식 등이 나올 수 있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이날 종목별로는 엔비디아 주가가 3.8%가량 급등했고, 애플 주가도 0.4% 올랐다.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오른 가운데 건강관리가 1.1%, 에너지가 1.09% 올랐다. 기술주도 0.69%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상황에 대한 안도 등으로 투자 심리가 탄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왈락베스 캐피털의 모히트 바자 이사는 "투자자들은 시장에 대해 편안해하고 있다"면서 "이번 주 주가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인하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61% 하락한 13.4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7bp 오른 2.612%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1bp 상승한 3.011%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2bp 내린 2.453%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0bp에서 이날 15.9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 투표를 앞두고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에 안전자산 선호가 물러났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장 초반부터 상승했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있어 큰 폭 오르지는 못했다. 전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60%에 근접하며 1월 초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2.60%에서의 지지력만 확인했다.

영국 하원은 어떤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거부했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3bp 상승한 1.197%를 기록했다.

BMO 캐피털의 존 힐 금리 전략가는 "시장의 기본 가정은 영국이 노딜 시나리오를 반대하고 대신에 연기로 선회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예상하는 이 결과는 이미 가격에 대거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힐 전략가는 "만약 이런 시나리오가 아닌 하드 브렉시트가 의회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면 안전피난처 자산에서 또 다른 안전자산 선호 랠리가 나타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날 160억 달러 규모의 30년 만기 국채 입찰은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미 재무부는 이번 주 마지막 입찰을 통해 30년물을 3.014%에 발행했다. 응찰률은 2.25배였고, 간접 낙찰률은 57.8%였다.

이번 주에 이뤄진 단기물에 비교해서는 수요가 약했지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장기물 수요에 도움을 줬다.

앞선 단기물 입찰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탄탄한 수요를 보였다.

금리가 올라가면 국채 값에는 부담이 된다. 새로 발행되는 국채가 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기 때문에 기존에 발행된 국채에는 할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채권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브렉시트는 정말 시장의 중심에 있으며 지속적인 시장의 이슈가 될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여전히 매우 멀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지정학적 우려 때문에 어느 한쪽에서라도 해결책을 얻을 때까지 시장의 매수세는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일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이날 생산자물가지수도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최근 약한 인플레이션이 지표로 계속 드러나면서 연준이 올해 내내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 금리에 민감한 단기물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 이유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캐피털 시장 대표는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연준이 동결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경제 성장 부진이라기보다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데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12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313엔보다 0.188엔(0.17%)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33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964달러보다 0.00371달러(0.33%)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94엔을 기록, 전장 125.73엔보다 0.21엔(0.17%)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8% 하락한 96.479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약한 미국 인플레이션 영향이 지속하는 가운데 달러화는 영국 브렉시트 표결에 집중했다.

전일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 수정안이 영국 의회에서 다시 부결되자 하락했던 파운드화는 이날 가파르게 올랐다.

노딜 브렉시트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많았지만,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했던 파운드-달러는 결과가 나온 뒤 상승 폭을 키워 결국 1.40% 상승한 1.3258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이틀간 파운드는 1.30~1.33달러에서 요동을 쳤다.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있던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큰 변동성이다.

브렉시트 영향에다 1월 유로존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좋아, 유로-달러는 오름세를 이어갔다. 유로-달러는 지난주 비둘기 유럽중앙은행(ECB)에 큰 폭 내렸다가, 이날 다시 1.13달러대를 회복했다.

MUFG의 분석가들은 "유로-달러가 지난주 비둘기파적인 색채를 드러낸 ECB 회의 이후 대규모 매도세를 완전히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BNP 파리바의 샘 린톤-브라운 통화 전략가는 "유로존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은 그대로지만, 현 1.13달러 수준에 있는 유로는 장기적으로 적당한 가치인 1.33달러에 비해 매우 싸다"며 "유로-달러가 연말까지 1.20달러대로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0년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하겠지만, 유럽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할 것 같지 않다"며 "유럽은 어떤 주목할 만한 완화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웰스파고 증권의 브렌댄 맥케나 외환 전략가는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3월 29일인 브렉시트 기한을 연장하는 것"이라며 "이럴 경우 단기적으로 파운드화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케사의 비라즈 파텔 외환 전략가는 노딜 브렉시트와 50조 연기 투표와 관련해 의회가 횡보하면 파운드가 1.30달러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조기 총선의 경우 1.28달러, 메이 총리 사임과 하드 브렉시트 경우에는 1.26달러, 어떤 협상이든 통과되면 1.34달러, 2차 국민투표가 열리면 1.38~1.40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각각 내다봤다.

시장 참여자들은 파운드 등 일부 통화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시장은 조용한 편이라고 전했다.

아시아 시장의 경계감이 유럽으로도 퍼지며, 투자자들이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분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9달러(2.4%) 상승한 58.2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주요 산유국의 생산 차질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386만 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90만 배럴 증가와 달리 큰 폭 줄었다.

휘발유 재고는 462만 배럴 감소해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 정제유 재고는 38만 배럴 증가해 예상과 달리 상승했다.

원유 재고가 예상과 반대로 줄어든 가운데 휘발유 재고도 줄면서 유가의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여기에 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평균 1천200만 배럴로 전주보다 1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힌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클리퍼데이터의 매트 스미스 원자재 담당 연구원은 "수입 감소와 정유설비 가동률 증가는 최근 3주 동안 2주의 원유재고 감소를 이끌었다"면서 "휘발유 재고는 4주간 1천200만 배럴 이상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EIA가 전일 올해 원유 가격 전망을 소폭 올린 점도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여기에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인해 원유 수출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바클레이즈는 정전 사태로 인해 하루평균 70만 배럴의 수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의 1월 내구재수주 호조로 경기 둔화 우려도 감소하는 등 유가에 긍정적인 소식이 이어졌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고 감소 등으로 유가의 상승 압력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는 "최근 미국의 원유 및 휘발유 재고가 감소해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후퇴한다 해도 WTI가 예상했던 것보다 장기간 배럴당 55달러 선 위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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