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경기 비관론이 우세한 채권시장에서 국내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반도체 경기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 의지 ▲경기 주기의 바닥 경과 등을 근거로 향후 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초 3만7천 원 선까지 내줬다가 최근 4만3천 원~4만8천 원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10일 수출 품목 가운데 반도체는 전년 대비 29.7%나 감소했다. 수출 부진에도 삼성전자 등 관련 종목의 주가는 반도체 경기의 상저하고 전망에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대비) 주가 상승은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한 것"이라며 "반도체 업황은 단기적으로 예상보다 나쁘지만 2분기부터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는 과거의 수동적인 면모를 찾을 수 없다는 평가다.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정부 소비가 35분기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올해 2월 취업자 수는 정부의 일자리 사업 효과에 전년 대비 26만3천 명 증가했다. 작년 1월 이후 최대폭 증가다.

1~2월 취업자 수가 전통적으로 저조한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자연적인 취업자 수 증가를 기다리지 못하고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취업자 수 그래프>



경기 주기가 바닥을 쳤다는 논리도 힘을 받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하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월 기준 2개월 연속 반등세를 나타냈다.

OECD는 당초 작년 12월 경기선행지수가 떨어졌다고 발표했지만 1월 수치를 공표하면서 12월 지수도 0.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수정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데이터 수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국내 경기선행지수가 바닥을 벗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11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낸 바 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정점 이후 20개월 정도 하락했다면 바닥을 칠 때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더라도 기준 금리 인하를 얘기할 정도로 지표가 나쁘지는 않다"며 "다만 채권시장에는 인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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