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후반으로 재진입하면서 무거운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의 예상대로 영국 하원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거부하기로 하면서 시장 주요 재료들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영국 하원은 "영국이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없이 EU를 떠나는 것을 거부한다"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찬성 312표, 반대 308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노 딜 브렉시트 공포는 크게 물러났고 파운드화 강세, 달러화 약세가 나타났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예고한 대로 다음 날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표결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 주요 투표 가운데 마지막 표결인 셈이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들어올렸다.

미국 1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 0.6% 감소를 큰 폭으로 웃돈 수치다.

2월 생산자 물가도 전월 대비 0.1% 증가로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둔화된 모습이나 물가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적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날 장중에는 오전 중국의 1~2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지표가 발표돼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과 관련한 추가적인 이슈가 부재한 가운데 중국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경우 협상에서 중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있다.

전일 달러-위안(CNH) 환율 상승세에 달러-원 환율이 높은 연동성을 보인 바 있어 중국 지표 결과가 장중 변동성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최근의 미국 측 발언은 오히려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하는 재료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타결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중국은 협상 타결을 매우 많이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 대통령이 무역 논의에서 떠나버릴 수 있다는 것도 시진핑 국가 주석이 알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국 보잉 사발 여파가 일파만파로 번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증시에서 대부분 반영된만큼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민과 모든 사람의 안전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며 보잉 737 맥스8 기종의 운항을 중단했다. 이로써 주요국에 이어 미국과 캐나다까지 해당 기종의 운항 금지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 후반으로 하단을 낮출 경우 정유사 등 결제 업체의 물량이 나오면서 하방 경직성이 나타날 수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관련 달러 매수가 비교적 주춤해진 가운데 오는 4월부터 외국인 배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만큼 주식 자금 흐름이 당장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려워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에 참석한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58% 오른 25,702.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69% 상승한 2,810.92에, 나스닥 지수는 0.69% 오른 7,643.41에 장을 마감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2.60원) 대비 2.45원 내린 1,129.10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없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sy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