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황윤정 기자 = 지난해 상반기 증시 호황 등에 힘입어 증권가가 유례없는 호실적을 내면서 올해도 성과급이 지급됐다.

다만, 회사별, 부서별 실적에 따른 성과급 편차가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고, '백오피스' 직군이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불만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지난달과 이달에 걸쳐 임직원들에게 지난해 성과에 대한 성과급을 지급했다.

KB증권은 직군에 따라 월급의 100~2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고, 하나금융투자도 400% 내외로 성과급을 줬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관리직군에 대해 조만간 300% 이상의 조직 성과급이 지급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말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으로, 정확한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증권업계는 지난해 상반기 거래대금이 급격히 증가한 데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며 성과급에 대해 기대감이 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56개 증권사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4조1천736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그러나 하반기 증시 부진으로 업황이 둔화하면서 회사별, 부서별 성과급 차이도 여느 때보다 커지게 됐다.

지난해 4분기 국내외 주가 급락으로 운용손실이 발생해 증권회사의 지난해 파생 관련 손실은 1조6천4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5.5% 급감했다. 업계 전체로 주식 관련 파생상품 손실은 5조3천914억원에 달해, 트레이딩 부서의 성과급이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 등 실적이 좋고, 성과급 지급 비율이 높은 증권사는 직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했다.

그러나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업황 둔화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기대보다는 미진한 성과급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증권사는 관리직에 대한 조직 성과급을 지급할 때 당해연도 세후 영업이익의 3%가량으로 책정한다.

여기에 그해에 설정한 목표치를 고려해 목표를 초과 달성한 부분에 대해 일정 부분을 또 성과급에 반영하게 된다. 목표치의 60%에 미달하는 성과를 내게 되면 조직 성과급은 지급되지 않는다.

한 증권사 직원은 "수년 만에 가장 양호한 실적을 냈지만, 목표치가 올라가면서 성과급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며 "4년 전에 500%까지 나오기도 했지만, 올해는 그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업금융(IB) 부서 등 실적이 좋았던 영업직군에는 많은 성과급이 지급됐고, 하반기 증시 불안으로 트레이딩 등의 실적이 꺾이면서 이쪽에서는 성과급이 기대보다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백오피스인 관리직의 경우 직접 돈을 벌어오는 부서가 아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더욱 보수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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