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시장이 경기침체와 관련한 또 다른 경고음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됐다.

경고 신호는 채권 수익률 곡선(커브) 역전 가운데 미국 국채 3개월과 5년물 금리의 역전이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는 경기침체와 관련한 4대 재앙 중 하나로 지목했다.

美 듀크대 경영대학원의 켐벨 하베이 교수는 13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를 통해 3개월물과 5년물의 국채 금리 역전을 경기침체를 예측하는 '4대 재앙(four horsemen)' 중의 하나라고 진단했다.

여기서 말한 4대 재앙이란 성경 요한 계시록에 나오는 4명의 기사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4명의 기사는 성경에서 질병, 전쟁, 기근, 죽음을 상징한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지난 12월 미국 3년물과 5년물의 금리가 역전되며 한 차례 경고음이 나온 바 있다.

이번 3개월물(재정증권)과 5년물의 금리 역전은 또 다른 경기침체 경고라는 게 하베이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 이들 금리 격차는 지난 7일부터 약 1주일간 역전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국채 3개월물과 5년물의 금리 격차>



하베이 교수는 이들 금리 격차가 최소 1분기 이상 역전되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3개월물과 5년물의 금리 역전에 대해 "경험적으로 다른 경기 정보로 연결되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그가 주장한 4대 재앙에는 그 외에도 최고재무관리자(CF)의 자신감 둔화, 시장 변동성의 증대, 반성장(anti-growth) 보호주의의 확대 등이 포함됐다.

특히, 3개월물과 5년물의 금리 역전이 1분기 내내 이어진다면 그것은 핵심적인 경기침체 신호라고 하베이 교수는 강조했다. 이 경우 향후 12~18개월 이내로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금리 역전은 글로벌 성장 둔화와 채권 금리 상승 기조, 무역 전쟁 등 복합적인 경기 우려 요인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의 경우에는 지난 1981년, 1991년, 2000년, 2008년 경기침체 이전에 각각 나타났었다. 지난 1955년 이후 미국 내 9번의 경기침체를 모두 예고했다.

또 다른 재앙 중 하나인 CFO의 자신감도 약화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듀크대가 시행한 CFO 대상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가량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순의 경기침체를 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2%는 경기침체가 오는 2020년 연말쯤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베이 교수는 "CFO들은 자본 지출과 기타 투자 사항을 몇 개 분기 전부터 계획하고 있으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그들의 사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과 브렉시트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반성장 보호주의의 확산은 또 다른 주요 요인이다.

시장 변동성의 경우 VIX지수는 지난해 12월 급등한 뒤 최근에는 다소 조정을 보이고 있다.

듀크대에 따르면 경기침체는 현대에 들어서는 58개월마다 나타나는 것으로 관측되지만, 최근의 마지막 경기 침체는 118개월이나 지났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의 둔화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것으로 진단됐다.

채권 커브의 경우 오는 6월말까지 역전 상태가 이어지는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하베이 교수는 덧붙였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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