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게리 콘 전 미국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재임 시절 함께 일했던 일부 백악관 동료에 대해 무역협상을 잘못 이끌고 기강을 어지럽힌다며 비판하고 나섰다고 미국 CNBC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콘 전 위원장은 행정부와 백악관이 먹히지 않는 전략만 고수하면서 무역 전쟁에서 패하고 있다며 특히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전략의 틀을 잘못 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 전 위원장은 미국 프릭코노믹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관세는 먹히지 않는다"며 "당신이 전형적인 미국인 노동자라면 수입과 지출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설사 관세가 효과를 보더라도 경제는 타격을 입게 된다"고 비판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그에게 단 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여기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하자 콘 전 위원장은 "전 세계에서 단 한명 예외가 있다"며 "우리는 그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CNBC는 그 사람이 나바로 국장이라고 전했다.

콘 전 위원장은 재임 시절 백악관을 떠나게 된 계기 또한 로스 장관과 나바로 국장이었다고 전했다. 이들이 알루미늄 및 철강 산업의 수뇌부와 비밀리에 만난 자리에서 수입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미리 귀띔한 것이 시발점이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백악관에선 한두명의 인물이 더는 (정상적인) 절차나 논의의 일부이기를 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디오 진행자가 그 회의 자리를 만든 사람들이 나바로 국장과 로스 장관이었느냐고 묻자 콘 전 위원장은 "그들이 맞다"며 "절차가 무너지면서 혼돈(chaos)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나는 혼란스러운 조직에 몸담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콘 전 위원장은 백악관 내에서 무역전쟁파(派)와 맞붙어 결국은 패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의 대외 무역적자 지표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또한 패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전년 대비 11.6% 늘어난 4천192억달러를 기록했다. 다른 교역국까지 포함하면 무역적자액은 전년 대비 12.5% 증가한 6천210억달러로 늘어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무역 전쟁에 패하고 있지만, 중국이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고 기술을 강제로 이전하는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는 점도 있다고 콘 전 위원장은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몇 가지 성취 면에서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며 "특히 경제가 꽤 활기를 띠었고 주가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콘 전 위원장은 백악관 NEC 위원장으로서 스스로에게는 'B 학점'을 매겼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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