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미국 주택시장 지표 부진과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브렉시트 연기 등 지정학적 이슈 속에서 차익실현 움직임에 따라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브렉시트 연기 결정에 파운드가 하락한 영향으로 반등했다.

뉴욕 유가는 중국 경기 우려에도 주요 산유국의 감산 지속 가능성이 부각되며 상승했다.

미중간 무역협상 불확실성은 지속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무역 합의 회동이 빨라도 4월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무역 긴장이 다소 커졌다. 당초 이번 달에 회담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고, 주요 이슈에 이견이 있다는 분위기가 계속 흘러나오면서 어느 정도 연기는 예상됐다.

영국 브렉시트 관련 불안은 다소 경감됐다. 영국 하원은 이날 오는 29일인 브렉시트 기한을 최소 석 달 연기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영국 정부는 오는 20일 기한으로 새로운 브렉시트 합의안을 제시한 후 이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고, 가결되면 브렉시트 시한을 오는 6월 30일까지 연기한다.

만약 다음 승인투표도 부결되면 브렉시트 시한을 이보다 길게 연장키로 했다. 브렉시트 기한 연장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만장일치 승인이 필요하다.

미국 주택시장 지표가 부진해 경기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상무부는 지난 1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6.9% 감소한 연율 60만7천 채(계절조정치)에 그쳤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망치 0.2% 증가 및 62만2천 채에 크게 못 미쳤다.

이날 주택지표 외 다른 지표는 혼재됐다.

미 노동부는 2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4% 상승보다 상승 폭이 컸다. 유가 상승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수가 전주에서 6천 명 증가한 22만9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22만4천명보다 많았다.

한편 미 상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무력화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05포인트(0.03%) 상승한 25,709.9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44포인트(0.09%) 하락한 2,808.4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49포인트(0.16%) 내린 7,630.91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미국 경제지표, 영국 브렉시트 기한 연장 표결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이 일러야 4월 말은 돼야 열릴 수 있을 것이란 보도가 나오며 투자 심리를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초 이달 말 정상회담을 열어 무역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정상회담 시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일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식재산권 문제 등 핵심 사안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자극했다.

중국은 협상이 마무리된 상태에서 시 주석이 국빈 방문으로 미국을 찾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시 주석과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을 원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 주택시장 지표가 부진한 점도 경기 우려를 다시 자극했다.

최근 주요 지표가 개선되면서 투자 심리를 지지했지만, 주택시장 지표가 다시 우려를 부추겼다.

중국 경제 상황도 불안정하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3% 증가해, 약 1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영국 브렉시트 관련 불안은 다소 경감됐다. 영국 하원은 이날 오는 29일인 브렉시트 기한을 최소 석 달 연기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브렉시트 연기가 충분히 예상됐던 만큼 증시 반응은 차분했다.

파운드화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애플 등 주요 기술주가 지속적인 상승 흐름인 점은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날 종목별로는 애플 주가가 투자은행 코웬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모건스탠리가 중국 아이폰 매출이 안정화될 것이란 전망을 한 점 등에 힘입어 1.1% 올랐다.

스냅 주가는 오랜 기간 회사를 부정적으로 평가해 온 BTIG의 긍정적 평가로 12% 이상 급등했다.

반면 페이스북 주가는 접속 장애 여파 등으로 1.9%가량 하락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0.41%, 기술주가 0.20% 올랐다. 반면 재료 분야는 0.79% 하락했고, 커뮤니케이션도 0.4%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상·하방 재료가 혼재된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알랜 보코자 글로벌 자산 배분 대표는 "경기 사이클상 부정적 신호와 개선된 통화정책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상반된 여건이 단기간 내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0.0%, 인하 가능성을 1.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67% 하락한 13.5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6bp 오른 2.628%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3.4bp 상승한 3.045%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8bp 오른 2.46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5.9bp에서 이날 16.7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무역협상 타결 연기 전망, 브렉시트 기한 연장 등 지정학적 이슈가 생겼지만, 상당 부분 선반영돼 영향은 크지 않았다.

앞서 미국의 약한 인플레이션 지표에 미 국채 값이 크게 올랐던 만큼 차익실현 움직임이 강했다. 시장 예상보다 낮은 소비자물가지수에 지난 12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605%까지 내려, 1월 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시장 전망대로 영국 의회는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유럽연합(EU) 탈퇴 시점을 연기하는 방안을 가결했다. 당초 3월 29일 EU를 떠나기로 돼 있던 영국은 탈퇴 시점을 미루게 됐다.

50조 수정안은 EU 승인을 얻어야 하지만, 시장에서는 일단 이번 주 세 번이나 연속된 브렉시트 주요 표결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영국 의회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협상 수정안을 거부했고, 노딜 브렉시트도 부결했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6bp 오른 1.230%를 기록했다.

이날 신규주택 판매 수치가 시장 예상과 달리 큰 폭 줄었지만, 미국경제지표가 계속 엇갈리고 있어, 미 국채 하락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최근 지표를 종합해보면 미국 경제의 성장 속도는 둔화하겠지만, 팽창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EI 인베스트먼트의 숀 심코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대표는 "최근 국채시장은 횡보하는 흐름으로 요약된다"며 "어떤 이벤트라도 나와야 시장 방향성이 나타날 텐데, 아직은 없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분석가들은 "채권시장은 당분간 횡보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리스크 온이나 리스크 오프 레버가 작동하려면 새로운 헤드라인과 세부사항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경우 기술적으로 주요선인 3%대를 확실히 뚫고 내려가지 못해 상대적으로 큰 폭 올랐다.

R.W. 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테인 정부·기관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30년 국채수익률이 주요선인 3%를 아래로 뚫고 내려가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한 뒤 상대적으로 큰 폭 올랐다"며 "특별한 이슈가 없기 때문에 기술적 거래가 시장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70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125엔보다 0.580엔(0.52%)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02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335달러보다 0.00310달러(0.27%)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25엔을 기록, 전장 125.94엔보다 0.31엔(0.2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31% 상승한 96.775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연속 하락 흐름을 멈추고 이번 주 들어 처음 상승했다.

나흘 연속 하락에 따른 달러 저가 매수가 생겨났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연기 전망, 더 길어진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도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은 일러도 4월로 미뤄질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두 정상은 당초에는 3월에 만나기로 돼 있었다. 위안화는 지표 부진까지 더해져 약세였다.

매뉴라이프 에셋의 찰스 토메스 선임 투자 분석가는 "외환시장 전반에 확신이 많이 없다"며 "변동성은 낮고 투자자들은 어떤 방향으로든 상당한 포지션을 갖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딜 브렉시트 무산 기대에 올랐던 유로와 파운드의 상승세가 꺾인 점 역시 달러 강세를 도왔다.

이번 주 브렉시트 관련 3번째 투표인 브렉시트 기한 연장은 가결됐다. 이미 이 결과가 예상된 데다, 연기된 기간 브렉시트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파운드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졌다.

파운드-달러는 0.24% 내린 1.32270달러에 거래됐다. 유로는 이번 주 들어 계속 올랐는데, 이날은 소폭 하락했다.

토메스 분석가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있어, 상당한 포지션을 잡기에 적당한 시기가 아니다"며 "위럼 대비 수익률은 여전히 좀 더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CMC 마켓츠의 마이클 휴손 수석 시장 분석가는 "시장 참여자들은 어제저녁 이벤트 이후 더 명확한 것을 얻지 못했다"며 "이제 총리 협상안에 대한 또 다른 승인투표 전망으로 관심이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BMO의 스티븐 갈로 외환 전략 유럽 대표는 "이번 주 파운드 수익률을 보면 소프트 브렉시트나 노 브렉시트와 같은 극단적인 위험을 제거한 것처럼 보인다"며 "다만 어떤 방향으로 갈지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선임 외환 전략가는 "영국은 협상 없이 EU를 여전히 떠날 수 있다"며 "파운드는 영국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하는 투표를 한 뒤 상승했지만, 아시아 거래 시간 때뿐이었고 하락 전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정치에 덜 익숙한 아시아 트레이더들이 낙관적으로 반응했지만, 유럽 트레이더들은 이익을 실현했다"며 "표결에 따라 노딜이 반드시 테이블에서 치워진 것은 아니며, 50조가 연기돼도 노딜이 발생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강조했다.

UBS는 "향후 몇 개월 파운드화의 상승 여력보다는 하락 위험이 큰 만큼 이를 헤지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5달러(0.6%) 상승한 58.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산유국의 감산 관련 소식과 이란 제재 관련 소식, 중국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OPEC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회원국 원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지속적인 감산 필요성을 역설했다.

OPEC은 올해 회원국 원유에 대한 수요가 하루평균 3천46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지난달 예상치보다 하루평균 13만 배럴 줄어든 수준이다.

OPEC은 "원유 수요가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는 비회원국 공급량 증가치보다 훨씬 적다"면서 "이는 모든 회원국이 시장의 불균형을 피하고 올해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OPEC의 한 관계자는 감산 합의 연장은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OPEC은 또 지난 2월 회원국의 산유량이 1월보다 하루 평균 22만1천 배럴 감소해 3천55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의 산유량이 하루평균 14만2천 배럴 줄었다.

OPEC 지난 1월에는 산유량을 전월 대비 79만7천 배럴 줄였다.

OPEC은 지난해 말 감산 합의에서 올해 상반기 산유량을 지난해 10월 대비 80만 배럴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미국이 5월부터 이란의 원유 수출을 하루평균 100만 배럴 이하로 20% 이상 떨어뜨리기 위해 주요 수입국에 수입 감축을 요청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점도 유가 상승을 거들었다.

다만 중국 산업생산 지표의 부진 등으로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다시 불거진 점은 유가 상단을 제한했다.

최근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낸 데 따른 고점 인식도 강해졌다.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68.14달러로 연고점을 경신한 이후 상승 폭을 빠르게 줄이며 반락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산유국 생산 차질 관련 이슈 등이 유가에 지속해서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런던 캐피탈 그룹의 제스퍼 로울러 연구원은 "OPEC의 감산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고, 베네수엘라의 산유량 관련 문제가 지속하는 점 등으로 유가가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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