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연기 결정…남은 옵션은
英 브렉시트 연기 결정…남은 옵션은
  • 윤영숙 기자
  • 승인 2019.03.1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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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영국이 브렉시트를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모양새다.

영국 하원은 14일(이하 현지시간) 오는 29일 예정된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의회는 우선 브렉시트 합의안이 20일까지 통과되면 EU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로 미루며, 20일까지 합의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합의 시점을 이보다 더 오래 연기한다는 데 동의했다.



◇ 3차 승인투표·50조 적용 연기

이에 따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오는 3월 20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3차 승인투표를 열어야 한다.

승인투표 결과에 따라 오는 6월 말까지의 연기와 이후 연기 중 한 가지 방안을 EU에 요구해야 한다.

3차 승인투표가 통과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다만 브렉시트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브렉시트 무산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이를 우려한 의원들이 합의안 통과를 밀어붙일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영국은 EU에 6월 말까지 합의안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해 브렉시트를 위한 법안 준비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만약 메이 총리가 3차 승인투표에서도 질 경우 영국은 6월 말 이후 시점으로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협상에 나서야 한다.

EU는 브렉시트의 연기는 27개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이에 대한 논의는 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는 결과와 상관없이 오는 25일 하원에서 향후 계획에 관해 설명에 나설 예정이다.

만약 하원이 메이안에 동의하고, EU 정상들이 6월 말까지 연장에 동의한다면 일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원이 메이안을 거부하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EU가 장기 연장을 승인하면서 조건을 붙일 가능성이 있고, 혹은 아예 연장 자체를 거부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EU가 후자를 선택할 경우 영국은 3월 29일 노딜 브렉시트를 결정하거나 브렉시트 자체를 철회하고 EU 회원국으로 남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



◇ 재협상 혹은 사임

현재로서는 영국이 EU와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앞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은 "3번째 기회는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도 "우리는 매우 분명하다. 우리의 입장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3차 승인투표를 앞두고 메이 총리가 EU와 재협상에 나서 새로운 브렉시트안을 가져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새로운 딜이 가능해지려면 리더를 교체하거나 제2 국민투표 등 새로운 상황 전환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메이 총리가 3차 승인투표에서도 의회의 승인을 끌어내지 못할 경우 그녀가 자리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당 안팎으로 사임 압박을 받아 왔다.

작년 12월 메이 총리가 보수당의 당 대표자 신임투표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보수당에서 당 대표자 불신임안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당 대표자 신임투표 이후 1년 내 다시 신임투표는 열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당이 정부 불신임안을 내놓고, 해당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메이 총리는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 조기 총선·2차 국민투표·브렉시트 포기

메이 총리가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조기 총선거를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의 다음 총선거는 2022년으로 예정돼 있다.

메이 총리는 앞서 다음 총선거에서는 보수당 당 대표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이 총리가 조기 총선을 요구하지 않더라도 노동당이 또다시 정부 불신임을 묻고,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조기 총선이 시행될 수 있다.

조기 총선은 소프트 브렉시트를 두려워하는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을 결집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조기총선으로 갈 경우 민주연합당(DUP) 역시 메이 총리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

브렉시트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메이 총리나 혹은 조기 총선으로 선임된 미래 지도부가 2차 국민투표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현재 메이 총리와 대다수 의원이 2차 국민투표에 반대하고 있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메이 총리가 유권자들의 지지를 재차 확보하기 위해 국민투표로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영국이 브렉시트를 포기하는 것이다.

앞서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이 브렉시트 결정을 번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ECJ는 판결문에서 영국이 나머지 EU 회원국들과 협의 없이 브렉시트를 되돌릴 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다.

다만 이는 대중의 지지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조기 총선이나 2차 국민투표를 통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에 반발해 사임했던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부 전 장관은 지난 13일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자신이 메이 총리의 탈퇴 합의를 지지한 데 많은 이들이 놀랐을 것이라며 이는 의회 내 "노 브렉시트" 움직임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노 브렉시트는 브렉시트 자체를 하지 말고, EU 회원국으로 남자는 것이다.

ys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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