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권영수 ㈜LG 부회장이 15일 주주총회 이후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영 전반을 감시하는 '워치독(watchdog)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LG전자는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권영수 부회장을 기타 상무이사로 선임했다. 오후에는 이사회를 별도로 열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할 예정이다. 현재는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나, 앞으로는 권영수 의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될 공산이 크다.

이처럼 LG전자가 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은 최근 산업계 동향과 맥을 같이 한다.

대표이사는 회사 경영에 집중하고 이사회는 경영활동을 평가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경영과 이사회를 분리해 독립성을 강화하고 일종의 긴장 관계를 형성해 기업 활동에 활력을 주겠단 의미다.

실제로 SK 역시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정관 변경을 통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게 바꿨다.

LG그룹의 경우 전자 및 유관 계열사 중심으로 잔뼈가 굵은 권 부회장을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함으로써 경영활동 감시를 더욱 치밀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권영수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으로 입사해 미국법인 부장, 인수·금융(M&A) 추진 팀장을 거쳐 이후 줄곧 재경 업무를 맡았다. 이후 담당 사장까지 역임하는 등 뿌리 깊은 LG맨이다.

여기에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LG전자 유관 계열사의 수장을 맡아 계열사 사정에도 정통하다.

이처럼 LG전자 및 계열사 업무, 사업 추진 방향 등에 빠삭하기 때문에 '펫독'이 아닌 워치독으로써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이미 그가 사장을 거친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의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부와 밀접하고, LG유플러스 역시 '통신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전사적으로 LG전자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최근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시장 선두자 입지를 유지하는 가운데, 스마트폰 부문의 고전, 신사업의 성장이라는 과제를 갖고 있다.

실제로 정도현 LG전자 사장도 이날 주주총회에서 "국내 기업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신사업 영역을 확장해 미래 준비 움직임에 바빠지고 있다"며 "로봇사업과 인공지능 등에서 한발 앞선 사업화로 성장 기회를 모색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MC사업부는 시장 변곡점에서 기회 발굴을 위해 적극적으로 외부 제휴를 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며 "VC는 자율주행 등 신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태양광사업도 제품 경쟁력을 키워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하기로 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같은 문제도 중요해졌다"며 "경영 성과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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