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미국 증시에선 주가와 채권가격이 동반 상승하자 채권 투자자만 아는 무언가가 있느냐는 의구심이 나오지만 이런 현상은 과거에도 종종 있었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미국 CNBC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해 들어 현재까지 12% 넘게 뛰는 동안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올해 바닥권인 2.60%대를 고수하고 있다.

CNBC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것에 의구심을 품는 시각이 많다"면서도 "이런 흐름은 지난 80년대와 90년대에도 일상적인 현상이었고 현재 경제 사이클의 초반부에도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4년 한 해에 걸쳐 10년물 국채금리는 3%에서 2.1%까지 하락했는데 이 기간 S&P500은 11%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7년에도 10년물 금리가 하락할 때 s&P500은 거의 조정도 없이 20% 상승했다.

CNBC는 최근 이런 흐름이 나타난 배경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내심과 투명성을 투자자들이 자산 가격에 반영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채권과 주식 양측에서 변동성을 진정시키는 역할도 했는데 CBOE의 변동성 지수는 14를 기록하며 5개월래 최저치로 내려섰다.

CNBC는 "연준이 시장 친화적이고 변동성이 줄어든 데다 채권금리도 하락하는 상황은 결국 주식 가치를 지탱하거나 올리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상반기 기업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도 그러하다"고 전했다.

로이트홀트그룹의 짐 폴슨 최고투자전략가는 "증시가 모르는 무언가를 채권시장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침체 초반 미국 국채금리가 종종 하락하거나 낮은 수준을 유지하지만, 주가가 오르고 채권가격도 뛸 때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폴슨은 "미국 국채시장의 최근 반응은 경기침체 신호를 보낸 것이라기보단 현재의 경기 확장 국면 중반에서 나타난 과열 우려를 떨쳐내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CNBC는 성장세가 큰 주식들과 저금리 환경에서 힘을 발휘하는 주식 모두 강세를 보인다며 이는 증시가 경기 확장이나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무분별하게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전했다.

다만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이 현재보다 더 평탄해지거나 회사채가 시장에서 외면받는다면 주식 투자자들은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CNBC는 덧붙였다.

현재 미국 2년물과 10년물 간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10~20bp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낮은 수준이지만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상태다.

지난해 12월 이후 미국 고금리 회사채와 미국 국채 간 스프레드는 작년 11월 수준을 향해 더 좁혀지고 있기도 하다.

CNBC는 "이런 흐름은 주가와 채권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상황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면서도 "이 같은 상황이 얼마나 더 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상황이 지금과 비슷했다. 국제 시장에서 채권금리가 낮게 유지됐고 배당주와 성장주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이 시기 S&P500 지수는 향후 12개월 주가수익비율(PER)이 17배를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한 뒤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S&P500 지수의 12개월 PER은 16.3배 수준이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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