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영국 하원이 오는 29일 예정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브렉시트 연기는 시장이 예상한 결과였기 때문에 파운드-달러 환율은 1.32달러대에서 비교적 차분하게 움직였다.

다만 3월 말 노딜 브렉시트 사태를 피하게 됐음에도 혼란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오히려 커져 시장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원은 14일(현지 시간) EU 탈퇴 시점 연기안에 대해 찬성 412표, 반대 202표로 가결했다.

오는 20일까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탈퇴 시점을 6월 30일까지, 통과하지 못하면 더 오래 연기하는 내용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EU에 장기적으로 잔류하는 것을 피하고 싶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미 두 차례나 큰 표차로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이 가결될지는 불투명하다.

만약 세 번째 승인투표에서 가결된다고 해도 이미 혼란에 빠진 영국 의회가 관련 법안을 원활하게 마련하리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시장 참가자들은 브렉시트가 전혀 진전되지 못하고 있는 현 상황을 지긋지긋해 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에 소재한 한 일본계 은행의 외환 트레이더는 "기업이나 투자자들은 이번 결정(브렉시트 연기)이 근본적인 해결을 향한 움직임이 아니라고 보고 관망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수일간 파운드화가 알고리즘 주도로 등락했다며 "(기업이나 실투자자의) 거래가 적어 (파운드화 가격이) 흔들리기 쉬워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한 운용사 펀드매니저는 "문제가 미뤄지는 것뿐으로, 파운드화나 건설·은행 등 영국 내수 관련주의 본격적인 상승세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작년부터 이어져 온 혼란은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금융기관은 최악의 사태에 대비해 지점 업무나 보유자산 일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영국 독립조사기관인 뉴파이낸셜은 영국의 EU 탈퇴 결정으로 영국에 소재한 금융기관 20곳이 총 9천억 파운드(1천351조 원) 규모의 자산을 다른 EU 회원국으로 옮긴다고 분석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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