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을 밑돈 산업생산 지표가 경기 둔화 우려를 다시 자극하며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4bp 내린 2.594%를 기록했다. 올해 1월 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주 3.3bp 떨어졌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4bp 하락한 2.447%에 거래됐다. 이번 주 1.7bp 내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2.4bp 내린 3.021%를 나타냈다. 이번 주 1.0bp 올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6.7bp에서 이날 14.7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2월 산업생산이 시장 예상을 밑돌자 경기 둔화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전망이 커지며 미 국채 값은 상승 폭을 확대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2.60%를 밑돌며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에 근접했다. 2.60%는 최근 몇달 동안 지속한 레인지 하단이다.

2월 산업생산은 0.1%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이 예상했던 0.3% 증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2월에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 1월 0.5% 감소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해 안전자산 선호를 키웠다.

미국은 서비스 중심의 경제여서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다만 제조업은 글로벌 수요 변화에 민감해 더 폭넓은 경제 변화를 암시하는 중요한 지표다.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로 지난해 11월 3.25%에 육박했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 근처로까지 떨어졌다. 통상 국채수익률은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하락 등을 예상할 때 떨어진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그 다코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약한 제조업 지표는 글로벌 성장 둔화, 미국 수출품을 비싸게 만드는 비교적 강한 달러, 재정 부양 쇠퇴 등을 포함한 경제 역풍을 반영한 것"이라며 "이런 요인들이 더해져 제조업 생산을 실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역풍은 경제의 산업 측면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다만 이런 점이 경제의 나머지 부분을 침체에 빠뜨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투자자들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의 경제 전망을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2번 연속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들은 "이제 올해 연준 위원들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더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연준은 지표 의존적인데, 지표는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더 힘이 실렸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 가격에 반영한 올해 말까지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26%로, 1주일 전 17%에서 증가했다. 금리 인상 가능성은 0%다.

R.W 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테인 미국 국채·기관 트레이딩 대표는 "시장이 유심히 지켜보던 2.6% 선을 10년 국채수익률이 하회하자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며 "이번 주 화요일 예상보다 약한 인플레이션 나오자 이 지지선은 시험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거의 눈덩이 효과였다고 말할 수 있다"며 "통상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 때 영향력을 키우곤 한다"고 설명했다.

펜 뮤추얼 에셋의 쥐웨이 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이 강한 인플레이션 없이는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비교적 강한 메시지를 줬다"며 "약한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면서 국채수익률이 최근 거래 레인지의 하단에 접근해도 투자자들은 국채를 매수하는 데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은 없다"며 "연준이 극도로 금리 인상에 경계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최근 5년물 국채를 샀다"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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