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중 은행들에 장기저리 대출을 융통함으로써 민간 영역으로 돈이 흘러가도록 유발하는 통화부양책이다.

ECB는 앞서 두 차례에 걸쳐 TLTRO를 시행했다. 1차는 2014년 9월부터 2016년 6월까지, 2차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면서 ECB도 2년 전을 마지막으로 2차 TLTRO를 종료했는데 올해 들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가 강력하게 둔화 신호를 보내자 TLTRO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ECB는 3월 정례 통화정책회의에서 오는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3차 TLTRO를 가동하기로 결정했다. 만기는 2년으로 고정되며 실시 횟수는 분기별 1회씩 총 7회다.

실제 배정 규모 등 세부 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ECB는 세부안의 공개 시기는 특정하지 않은 채 적절한 때라고 밝혔다. 이는 향후 유로존의 경기 흐름에 따라 대출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앞선 두 차례의 TLTRO와 달라진 점은 만기의 길이다. 1차 때는 대출 시기별로 만기가 달랐으며 2차에선 만기가 4년으로 고정됐다. 반면 3차 TLTRO는 만기가 2년으로 짧아졌다.

대출 만기를 짧게 한 것은 그만큼 유동성을 회수할 수 있는 시기를 앞당겨 경기 변화에 더 탄력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현재 유로존이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지만 유로존 부채위기의 여파가 강하게 남아 있던 지난 몇 년과 비교하면 경제가 더 탄탄한 것이 사실이다.

ECB는 또 3차 TLTRO의 대출금리를 유로존 기준금리(0%)인 레피금리(Main Refinancing Operations·MROs)에 연동되도록 설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시기에선 특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ECB 예금금리(-0.4%)까지 금리를 낮출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3차 TLTRO는 양적완화의 강도가 이전보다 약해진 셈이다.

다만 과거 두 차례 TLTRO에서도 시중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하지는 않았던 만큼 이번 TLTRO도 유로존 경기를 부양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경제부 진정호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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