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북한 지정학적 위험이 재부각되면서 채권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8일 외신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미국의 요구에 어떤 형태로든 양보할 의사가 없다"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중단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최 부상의 발언만으로 현 상황을 판단할 수는 없다"며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중 전해진 소식에 금융시장은 반응했다.

달러-원은 전일대비 4.40원 상승한 1,389.20원까지 치솟았다. 마감 가격은 2.50원 오른 1,137.30원을 나타냈다.

채권시장은 개인에다 외국인까지 순매도 행렬에 가세하면서 약세가 가팔라졌다.

외국인은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약 7천500계약과 5천 계약 매도했다. 개인도 3년 국채선물을 무려 1만3천여 계약, 10년 국채선물을 1천100계약 팔아치웠다.

이들의 매도세가 가팔랐지만, 북한 뉴스 영향은 크지 않았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평가다.

당일 3년 국채선물 매매 흐름을 보면 외국인은 지난 15일 정오경 북한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3천여 계약을 순매도했다. 개인도 오전에만 9천여 계약을 팔았다.

북한 소식이 매도세를 촉발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실제 현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은 지난 15일 장외시장에서 원화채를 5천782억 원 샀다.

A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팀장은 "장 초반부터 주가가 워낙 올라서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였다"며 "그 이후로는 변동성이 없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장중 북한 이슈가 터지자 IRS 금리가 소폭 낮아지는 등 롱 재료로 작용했다"며 "다만 개인이 국채선물을 대거 매도함에 따라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과 증시는 북한 재료를 반영했지만, 채권시장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며 "향후 뒤늦게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와는 북한 뉴스가 채권시장에 다른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진단도 나왔다.

A 채권운용팀장은 "최근에는 북한 뉴스로 불확실성이 커지면 오히려 채권이 강해진다"며 "(원화채를) 안전자산으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 북한 뉴스에 증시, 환율, 채권시장이 트리플 약세를 보였던 데서 달라진 모습이다"며 "북한 지정학적 위험이 커져도 극단적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자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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