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경제가 내년이나 혹은 내후년에 리세션 즉 경기침체에 진입할 경우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이 활용할 카드가 많지 않다며 이에 대응할 준비를 해두라는 조언이 나왔다.

브래드포드 드롱 UC버클리 교수 겸 전미경제연구소(NBER) 연구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리세션이 닥칠 경우 이상적인 것은 연준이 금리를 5%포인트가량 인하할 여지가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만약 미국이 리세션에 부닥칠 경우 정부는 충분한 재정부양책을 해줄 여력이 없으며 연준 역시 금리를 충분히 낮추질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 때문에 이에 대한 보험을 미리 마련해둬야 한다며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째 금리를 지금 더 올려 추후 인하할 여지를 더 확보해두자는 것이다.

하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현 금리가 적정 수준이라고 언급해 당분간 금리를 인상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2.25%~2.50%로 드롱 교수가 요구한 5%포인트를 확보하려면 아직 2.50%포인트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두 번째 미래의 침체 상황에서 충분히 금리를 내릴 여력이 없다면 지금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하는 방법이다.

만약 금리 인하로 성장세가 강화되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잘 고정돼 있어 연준은 적은 비용으로 완화 정책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성장이 반등하지 않고 리세션에 빠질 경우 연준은 올해 말에 미친 듯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며 이때는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지 못할 것을 후회할 것이라고 드롱은 경고했다.

세 번째 방법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리세션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보다 분명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다만 연준은 과거 리세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2010년보다 더 설득력 있는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개선하고 중앙은행의 정책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드롱은 주장했다.

그는 세 번째 옵션은 연준의 적극적인 소통 노력을 필요로한다며 문제는 지금으로써는 이를 기대할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드롱은 향후 1~2년 뒤에 경기침체에 빠지면 정책을 완화할 여지가 거의 없음에도 연준은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준이 조만간 리세션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추후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는 훨씬 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드롱 교수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 재무부 차관보를 지낼 당시인 1994년 멕시코 페소화 위기 때 멕시코에 대한 구제금융을 기획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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