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최근 미국 JP모건과 씨티그룹이 소액 트레이딩 데스크의 인력들을 로봇으로 대체하기로 하면서 월가 채권 트레이더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졌다고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BI)가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JP모건과 씨티는 지난 몇 주 사이 단주 전문 회사채 트레이딩 팀을 해체하고 관련 업무를 알고리즘 트레이딩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이들 트레이더는 주로 액수가 적고 유동성이 부족한 채권을 거래하는 개인을 고객으로 삼았는데 이번 조치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씨티의 경우 소액 회사채 트레이딩을 맡고 있던 여덟 명의 업무를 사내 전자 채권 트레이딩 플랫폼으로 이관했다. 이는 단주 채권 거래가 이제 사람이 아닌 로봇의 관할이 됐다는 의미다.

BI는 이들 트레이더 가운데 최소 두 명은 회사를 떠났으며 나머지 여섯 명의 거취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씨티는 지난해 9월 기관 트레이딩 팀과 개인 트레이딩 팀을 하나의 관리 체계로 통합시키면서 이번 조치의 길을 닦기 시작했다.

JP모건은 다섯 명도 채 되지 않은 단주 채권 트레이딩 인력을 더 큰 회사채 트레이딩 팀으로 흡수시켰다.

JP모건도 씨티와 마찬가지로 이들의 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액 채권 트레이더 대부분은 JP모건에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월가 대형 은행들은 비용을 줄이고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 부문을 통폐합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트레이딩 부문이 특히 요주의 대상이라고 BI는 전했다.

투자운용사 이튼 반스의 마이크 내피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트레이딩 부문 부사장은 현재 채권시장에서 거래액이 100만달러 미만인 채권의 75~80%는 기계가 담당한다고 추측했다.

내피 부사장은 "JP모건과 씨티의 결정은 향후 몇 년간 우리가 보게 될 흐름일 것"이라며 "현재 단주 채권 거래를 사람의 손에 맡기기에는 마진이 너무 작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대부분의 알고리즘은 아직 100만달러 미만의 거래에만 활용되지만,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어 다른 영역으로 퍼질 가능성이 크다.

내피 부사장은 "일부 인력은 최대 200만달러 규모의 회사채 거래에도 알고리즘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며 "현재로선 500만달러 이상부터 자동으로 거래하기 힘들어 알고리즘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트레이더는 자신들이 업무에서 배제되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알고리즘을 도입하기를 꺼린다며 로봇이 작은 거래를 도맡는 만큼 사람은 더 큰 거래에 집중할 수 있어 오히려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라면 100건의 소액 거래를 일일이 다루는 게 더 시간을 잡아먹을 것"이라며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더 어려운 트레이딩에 시간을 더 쓸 수 있어 대부분의 트레이더는 앞으로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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