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지난 14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건물에 포스터 한장이 붙었다.

포스터 주인공은 허인 국민은행장. 모든 직원에게 커피 한 잔을 '나 혼자 산다'는 말풍선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날 허 행장은 오전 11시부터 여의도 본점 건물은 물론 전산센터 등 본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모두에게 커피를 샀다.

여의도 교직원공제회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본부 직원은 "다른 회사들도 입주한 건물이라 타사 직원들이 카페에서 진행된 이벤트를 보고 부러워했다"며 "행장님이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8일에는 전국의 영업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커피 쿠폰을 선물하기도 했다.

각종 결제 수요가 몰리는 월말, 고객 응대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영업점 직원들에게 커피 한잔할 수 있는 휴식시간을 주기 위한 배려에서다.

허 행장은 2017년 11월 취임한 이래 매년 일 년에 한두 번씩 1만5천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커피를 사 왔다.

취임 첫해에는 연말의 마지막 날, 지난해에는 3월과 5월에 걸쳐 커피 한 잔씩을 돌렸다.

화이트데이나 빼빼로데이처럼 그냥 지나치기 쉬운 날도 잊지 않았다.

올해도 허 행장은 여의도 본점 환경미화를 위해 일하는 외주 직원에게 직접 초콜릿을 선물했다.

허 행장은 평소에도 직원들과 격 없이 지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왔다.

지난해에는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전국 영업점의 과장급 이하 직원들을 한데 모아 워크숍을 열기도 했다. 현장에서 나온 건의사항 등의 아이디어는 경영 일선에 실제로 반영되기도 했다.

허 행장은 과거 장기신용은행의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국민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을 때도 그는 투쟁보단 직원들의 권리와 실익 찾기에 더 골몰했던 노조위원장으로 회자한다.

지난해 허 행장이 꺼낸 경영 키워드도 다름 아닌 소통이었다.

유연한 조직 문화, 직원 간 동고동락, 부서 내 사기 진작은 그가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단어다.

한 국민은행 관계자는 "평소 직원들과 이야기하길 좋아하시지만, 물리적인 제약이 있다 보니 일 년에 한두 번씩 커피 사는 이벤트로 미안함을 대신 전하는 것 같다"며 "직원들을 격려하는 데도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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