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국내 금융회사 해외영업 지원을 위해 인도네시아 진출을 검토 중이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연내 인도네시아에 직원 파견을 위해 외교통상부 등 관계부처와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가 다수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의 각종 해외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직원 파견을 추진하려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인도네시아에 해외사무소를 신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해외사무소는 미국 뉴욕·워싱턴,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일본 동경, 베트남 하노이, 중국 북경 등 7곳이다.

2017년 감사원이 금감원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면서 지난해 홍콩사무소를 폐쇄하고 개소 준비를 했던 싱가포르사무소의 신규 설치도 백지화됐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 진출이 급증하는 만큼 필요한 곳에는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윤석헌 원장도 지난해 말 해외사무소장들과의 간담회에서 "해외사무소는 해외 금융시장 상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부응해 아시아 금융감독당국과의 금융협력 수준을 끌어올리고 해외 진출 금융회사 지원 기능을 확충하기 위해 해외사무소의 기능 강화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9억8천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2.2%(1억7천900만 달러) 증가했고, 현지법인·지점·사무소·해외점포 수는 189개(39개국)로 1년 전보다 4개 늘었다.

국가별로는 베트남(19개), 중국(16개) 등 아시아에만 131개의 점포가 포진, 전체 해외점포의 69.3%를 차지하고 있다. 산하지점까지 합치면 해외점포수는 951개에 달하며, 인도네시아는 가장 많은 281개가 몰려있다.

특히 인도네시아에는 은행뿐 아니라 보험, 카드, 증권사도 다수 진출해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프라 수요를 바탕으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지만, 금융산업 발전이 더뎌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먹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국내 금융사들은 대부분 지점이나 법인 형태로 진출한 뒤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도네시아 정부 규제 장벽에 막혀 인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진출이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금융당국의 역할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키움증권은 인도네시아 법인장 교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지 금융당국(OJK)으로부터 신임 법인장 승인을 거절당했으며, IBK기업은행은 현지 은행 2곳 인수와 관련, 최종 승인 절차가 늦어지면서 현지법인 개소식 등 일정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기적으로 해외 금융감독 당국과 협력, 교류의 자리를 만들고 있지만, 현지에서 직접 일을 챙기며 현지 당국과 접촉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이라며 "정부의 신남방정책 등으로 향후 국내 금융사들의 아시아 지역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기에 해당 지역 진출에 도움이 되도록 금감원이 밀착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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