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의 입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가 많이 좁혀지면서 역마진 상황을 겪는 것도 비슷하지만, 전일 통안증권은 발행예정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었다.

시장참가자들은 3, 4월이 계절적으로 단기물 수급이 좋지 않은 데다 재정증권 발행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19일 서울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진행한 통화안정증권 182일물과 91일물 입찰은 발행예정액을 모두 채우지 못했다.

182일물은 당초 3천억원을 발행하기로 했지만 2천500억원만이 응찰했다. 91일물 은 6천억원 모집에 3천300억원만 응찰했고, 그나마도 2천700억원만 낙찰됐다.

전체 발행 금액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셈이다.

통안채 입찰이 부진한 이유로 계절적 요인과 재정증권 발행이 꼽혔다.

통상 3월은 분기 말에 따른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등으로 단기물이 부진하다. 4월은 부가세 납부에 따른 자금 인출이 단기물 약세 재료로 꼽힌다.

그렇지않아도 통안채가 부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 재정증권 발행까지 겹쳤다.

정부는 일시 부족 자금 충당을 위해 이달 63일물 10조원을 발행한다. 익일 2조5천억원 규모의 재정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지난주 발행한 재정증권은 1.86%에 발행됐다.

전일 진행된 통안채 182일물과 91일물 금리는 각각 1.81%와 1.82%였다. 재정증권보다 4~5bp가량 낮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이 통안채 발행 외에도 유동성 흡수 조절 수단이 있어서 발행하기로 한 금액을 채우기보다는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데 더 초점을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의 스탠스를 채권시장이 인지하고 있다 보니 채권시장도 굳이 낮은 금리에 통안채를 받을 유인이 없다고 평가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은이 예정한 금액을 다 발행하겠다는 의지보다는 금리를 높이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가 더 크다"며 "다른 채권과 비교했을 때 메리트가 크게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은이 통화량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통안채 외에도 통안계정이나 RP 등이 있어서 통안채 발행이 급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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