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독일계 투자은행 도이체방크가 지난 20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0억달러(약 2조2천614억원) 이상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약 20년간 파산을 겪거나 다른 은행으로부터 대출 위험 고객으로 분류됐음에도 도이체로부터 어떻게 이런 거금을 빌릴 수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 20명 이상의 전현직 경영진과 이사를 인터뷰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NYT는 "20년 가까운 기간 도이체 경영진은 부를 과장하거나 회사채 발행에 문제가 생기는 점 등을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거듭 경고를 보냈지만, 회사 차원에선 그의 평판에 대해 그다지 우려하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나보니 어느샌가 도이체는 다른 모든 은행이 취급하기를 꺼리는 고객에게 2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대출해준 상태였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이체 관계자들을 자신의 별장인 마라라고로 초대해 부를 과시하거나 상당한 수익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받기 위해 애를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도이체로부터 빌린 자금을 고층빌딩과 고가의 아파트를 짓는 데 활용했으며 그의 사업에 대한 당국의 규제를 방어하는 데에도 도이체와의 관계를 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이체로선 미국에서 투자은행 부문을 키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다지는 선택을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인맥을 고객으로 삼기도 했다.

NYT는 "지난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도이체는 미국 당국의 조사를 예상해 위기 대응 모드로 들어갔다"며 "미국 정부는 도이체를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으로, 또 회사를 운영할 때 어떻게 자금을 조달했는지 파악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현재 미국 상하원과 뉴욕주 법무부는 도이체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를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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