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주요국 통화 가운데 파운드화 가치가 가장 크게 뛰었지만, 이는 영국이 결국 '소프트 브렉시트'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론에 근거한 것이라며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FX 전략 총괄은 19일(현지시각) 미국 CNBC와의 통화에서 올해 주요 10개 통화 가운데 파운드화 가치의 상승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런던 시티의 트레이더들이 한쪽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폴리 총괄은 "파운드화가 거래되는 양상은 명백한 확증편향(바이어스)을 보여준다"며 "트레이더들이 '하드 브렉시트'는 결국 피할 것으로 판단해 나쁜 소식보다 좋은 뉴스를 더 많이 가격에 반영하는 상황이 벌어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달러 환율은 이번 주 초 1.331달러까지 상승했다. 영국 고용시장이 회복한다는 소식에 더해 영국 정국 대치가 완화하면서 브렉시트가 연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파운드 강세를 이끌었다.

폴리 총괄은 "브렉시트가 장기간 연장된다면 파운드화 가치는 1.40달러까지 '자동반사'할 것"이라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그 가격대가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브렉시트라는) 고통을 더 미룰수록 기업투자는 더 타격을 입게 된다"며 "결국 영국 경제에 균열이 가고 고용도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는 올해 말까지 파운드-달러 환율이 1.38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이고 장기간의 브렉시트 연기가 가격을 지탱하는 요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UBS의 존 레이스 영국 금리 전략 총괄은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속할 것"이라며 "브렉시트 지연이 경제적으로는 비슷한 충격을 주겠지만 정치적으로는 명백하게 다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일부 전문가는 브렉시트의 장기간 지연 사태를 현 영국 정부의 실패로 보고 있다"며 "파운드화 가치는 정치적 리스크에 감염됐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이날 유럽연합(EU)에 브렉시트의 연기를 공식 요청했다. 이에 EU 지도부는 브렉시트 연기의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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