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보험사의 초장기 국고채 선호가 다른 구간 국고채의 투자자 구성에도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

20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18일 10년물 국고채(18-10호) 입찰이 진행된 후 전일까지 거래된 물량은 2천240억 원을 나타냈다.

입찰 규모(1조7천500억 원)의 10% 수준만 다른 기관에 인수된 셈이다. 나머지 물량은 국고채 전문딜러(PD)인 증권사가 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국고채를 매수하던 보험사의 수요가 초장기로 쏠리면서 나타난 변화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요새 보험사들이 30년 만기 밑으론 사지 않는다"며 "증권사에 10년물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50년물 발행이 늘어나면서 더욱 뚜렷해졌다는 게 참가자들의 평가다.

A 채권 운용역은 "18-4호 발행 때부터 본격화한 것 같다"며 "30년은 종전대로 사고, 10년 사던 돈으로 50년을 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금이 10년물을 사들이지 않았다면 증권사 비중은 더욱 확대됐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10년물 투자자 중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15~20% 수준에서 확대된 결과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사들의 운용전략과도 관련이 깊다. 보험료 수입 감소 등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듀레이션 확대 효과가 가장 큰 자산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 (지난 1월 22일 오후 1시 30분 송고한 '극단적 환경에 '큰손' 보험사 전략은…'크레디트 바벨''기사 참조)

실제 올해부터 정례화된 50년물 발행은 흥행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실시된 50년물 입찰에서는 발행액의 두 배가 넘는 수요가 몰렸다. 1.980%에서 낙찰금리가 형성됐다. 최근 10년물 낙찰금리(1.99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 2월에 이어 추가 발행이었음에도 보험사 수요가 강했다. 기재부는 올해부터 50년물을 격월로 발행하고, 필요하면 3월과 9월에 추가로 찍는다고 밝힌 바 있다.

B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증권사의 10년물 보유 비중 확대는 그만큼 향후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며 "대외 충격 등이 가해지면 포지션 조정이 가파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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