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은행권이 영업점 통폐합에 대한 대체 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3년간 탄력점포 수를 200개 가까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 효율화 기조와 맞물려 무인점포 수준의 업무 처리가 가능한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설치 점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 탄력점포 수는 733개로 집계됐다.

은행연합회가 본격적으로 탄력점포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6년 1월과 비교하면 36.2%(195개) 증가한 수치다.

탄력점포는 고객 편의를 위해 은행의 일반적인 영업시간 외에 저녁이나 주말에도 운영하는 점포를 말한다.

은행연합회는 탄력점포를 관공서 소재 점포,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 환전센터,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설치 점포 등 총 5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3년간 가장 눈에 띄게 증가한 탄력점포는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설치 점포다.

은행연합회가 탄력점포 집계를 시작할 당시만 하더라도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가 설치된 영업점은 한 곳도 없었다.

이후 2016년 6월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 점포가 19개로 늘었고 지난해 말에는 133개까지 증가했다.

상가 및 오피스 인근 점포도 2016년 1월 40개에서 작년 말 87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밖에 관공서 소재 점포(453개), 외국인근로자 특화점포(40개), 환전센터(20개) 등도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모든 유형의 탄력점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이유는 은행들이 영업점 통폐합에 속도를 내면서 탄력점포를 일종의 대체 수단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의 경우 경영 효율화 기조에 따라 감축한 인력 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는 입출금이나 계좌 이체 등 제한된 업무를 처리하는 금융자동화기기(ATM)와 달리 예·적금 신규 가입과 카드 발급, 인터넷·모바일뱅킹 가입 등 창구 업무의 90%를 수행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아직까지는 기존 영업점에 무인 자동화기기를 설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소수의 안내 직원을 두거나 상주 직원이 아예 없는 무인점포도 늘고 있다.

현재 고기능 무인 자동화기기를 운영 중인 은행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이다.

최근에는 IBK기업은행도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디지털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도입해 선릉역지점, 남대문지점 등 5개 영업점에서 디지털 뱅킹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 이용자 중 상당수가 탄력점포 검색을 위해 유입될 정도로 고객들의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금융당국에서도 탄력점포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 당분간 탄력점포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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