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영향으로 올해 들어 연기금의 단기채권 매도세가 약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초부터 지난 19일까지 만기 1년 이하 단기채권을 1조3천413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동종 채권 순매도 규모는 1월 1조9천974억 원, 2월 1조1천825억 원으로 작년 12월 3조6천892억 원을 큰 폭 밑돌고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지난해 단기채권을 꾸준히 처분하는 모습을 보였던 연기금이 올해 들어 매도 규모를 줄인 배경에는 국내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하고 진단했다.

작년엔 연준이 매파 스탠스를 유지하고, 한은이 내외금리차 확대 등을 우려해 뒤를 이어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지만, 작년 말과 올해 초 상황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작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는 올렸지만 점도표상의 올해 금리 인상 횟수는 기존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또 올해 1월 말 FOMC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점진적인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란 문구를 통화정책 성명에서 삭제하고 금리 변경에 인내심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연준의 스탠스가 비둘기파적으로 변화한 것과 관련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면 통화정책에 여유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후 금융통화위원회는 1월과 2월 통화정책방향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시장에선 연내 금리 인상 전망이 힘을 잃고 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국내외 기준금리 추가 인상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연기금의 단기채권 매매 동향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면서 "현재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 연기금의 단기채권 매도 규모가 이른 시일 내에 많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현지시각 기준으로 오는 20일까지 이틀간 FOMC 회의를 개최한다.

연준은 회의 직후 통화정책 성명과 최신 경제전망, 점도표를 발표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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