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성향 2명, 중립·비둘기 성향 4명 추정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은 지난 1월보다도 다소 중립적이고 신중한 의견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경제의 수출 감소세와 고용 부진, 소비자물가 오름세 둔화 등을 우려하며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목소리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개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1월 금통위 이후 기준금리 운용여건에 변화가 없고 경기 개선이나 물가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수출이나 물가 전망, 향후 금융 불균형 추이에 대해서는 위원 간 엇갈린 입장이 나왔다.

시장참가자들은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A·B·D·F 위원은 중립성향으로, C·E 위원은 매파 성향으로 분류했다.

다소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나타낸 4명의 금통위원은 국내 수출과 고용, 민간소비 등 경기 전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1월까지만 해도 금통위원들은 수출 가격 하락을 수출물량 증가가 통제하는 것으로 봤지만, 최근엔 수출물량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수출 환경의 변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A 금통위원은 "최근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 흐름이 주요국 보호무역주의와 연결된다면 우리나라 수출 환경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F 금통위원도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애초 예상보다 수출이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도 제시된다"며 "수출 부진이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약화에 기인한 것인지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위원 간 의견이 달랐다.

금통위원들은 대부분 현재 물가가 상당히 낮은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는 데 동의했지만, 이후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엇갈린 의견을 나타냈다.

B 금통위원은 "일시적 요인을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이미 작년에 1%대 초반으로 하락했다"며 "관리물가를 제외한 지수 상승률도 1%대 중반을 넘지 못하고 있어 총수요 압력이 미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간 내 민간경기 상황 개선이 쉽지 않고 기조적 물가 상승률이 의미 있게 반등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D 금통위원은 지난 1월 조사국이 전망한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 수정전망치의 하방 위험이 커졌다고 전했다.

그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1%대 초반에 머무는 현상은 2018년 이후 새로운 사건"이라며 "2% 물가상승률 목표제 아래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하는 정책 담당자로서 우려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매파적인 입장을 강하게 주장한 2명의 위원은 물가 부진은 구조적·공급적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수요측 요인과 구분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C 위원을 "물가는 당분간 1% 밑도는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주요국 중앙은행이 공통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저물가가 공급적 요인이나 정부 민생정책에 기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E 위원도 기조적 물가 흐름에 영향 미치는 내수압력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화정책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조적 물가 흐름은 지난 1월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관리물가 제외한 경직적 물가는 2%대 중반, 기대 인플레이션도 2% 상회하는 수준 유지해 인플레이션 목표치에 어느 정도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율은 관리물가 제외해도 당분간 1% 중반 수준에서 횡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