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혼인 건수 25만7천600건…1972년 이후 가장 작아

인구 1천명당 혼인율 5.0건…통계작성 이후 최저

男 30대 초반·女 20대 후반 혼인 감소 폭 가장 커

60대 이상 황혼 이혼 급증…이혼 건수 4년만에 증가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인구감소로 혼인적령기 인구가 줄고, 청년실업과 집값 상승에 따른 주거비 부담 등이 겹치면서 우리나라의 혼인율이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구 구조적인 문제와 더불어 사회·경제적 현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굳이 결혼해야 하느냐는 젊은 층의 인식 변화도 한몫한 결과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5만7천600건으로 1년 전보다 6천800건(2.6%) 줄었다.

1972년 24만4천780건을 기록한 이후 4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이며, 2012년 이후 7년 연속 감소세다.

1996년 43만4천900건으로 정점을 찍은 혼인 건수는 2015년까지 30만건을 유지해 오다 2016년 20만건대로 주저앉았다.

감소 폭은 2016년 7.0%, 2017년 6.1%보다 둔화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감소 흐름은 꺾이지 않았다.

특히 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인 조(粗)혼인율은 5.0건으로 197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996년 9.4건에 달했던 조혼인율은 2015년 6건 밑으로 떨어진 후 매년 낮아져 5건을 지키는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적령기인 30대 초반의 인구가 전년대비 4.8% 감소했고, 20∼30대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혼인 건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5∼29세의 실업률은 2008년 6.0% 수준이었지만,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9.5%와 8.8%로 뛰었다.

김 과장은 또 "2008년 61.5%였던 25∼34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18년에는 70.9%로 올랐다"며 "혼인으로 인한 경력단절 우려가 커진 것도 혼인 감소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가 33.2세, 여자가 30.4세로 1년 전보다 모두 0.2세 상승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1.8세, 여자는 2.1세 상승하면서 결혼 연령대가 꾸준하게 높아지는 추세다.

 

 

 

 

 

 

 

 

 

 

 







남자의 경우 나이별 혼인율 구성비는 30대 초반이 36.0%로 가장 높았고, 20대 후반(21.4%), 30대 후반(19.0%) 순이었다.

여자는 20대 후반이 35.1%로 가장 높고, 30대 초반(29.9%), 30대 후반(12.3%) 순이었다.

하지만 혼인 건수 감소 폭은 남자는 30대 초반, 여자는 20대 후반이 가장 컸다.

30대 초반 남자의 경우 1년 전보다 혼인 건수가 5천300건(5.4%) 줄었고, 20대 후반 여자는 3천300건(3.5%) 감소했다.

 

 

 

 

 









연령별 조혼인율은 남자가 30대 초반(55.9건), 여자가 20대 후반(57.0건)으로 가장 높았다.

초혼 부부 중 여자 연상 부부는 17.2%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p) 증가하면서 꾸준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남자 연상 부부의 비중은 67.0%로 전년보다 0.2%p 감소했고, 동갑 부부 비중은 15.8%로 1년 전보다 0.2%p 줄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2천700건으로 전년보다 1천900건(8.9%) 증가했다.

이중 외국인 여자와 혼인한 경우는 1만6천600건으로 1년 전보다 11.7% 늘었고, 외국인 남자와 혼인한 건수는 6천100건으로 2.1% 증가했다.

한국 남자와 혼인한 외국 여자의 국적은 베트남(38.2%), 중국(22.1%), 태국(9.4%) 순이었고, 한국 여자와 혼인한 외국 남자의 경우는 중국(24.4%), 미국(23.6%), 베트남(9.6%) 순이었다.

시도별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세종(17.9%), 경기(0.7%), 충남(0.1%)은 증가했지만, 서울(-3.3%), 부산(-5.7%), 대구(-3.7%) 등 14개 시도는 줄었다.

조혼인율은 세종(6.9건), 제주(5.5건), 서울(5.4건) 순으로 높았고, 전북(3.9건), 전남(4.0건), 부산(4.3건) 순으로 낮았다.

남자의 평균 초혼연령은 제주가 33.7세로 가장 높았고 충북이 32.6세로 가장 낮았다.

여자는 서울이 31.3세로 가장 높고, 충남·충북이 29.7세로 가장 낮았다.

한편, 지난해 이혼 건수는 10만8천700건으로 전년보다 2.5%(2천700건) 증가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은 2.1건으로 1997년 2.0건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김진 과장은 이혼 건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데 대해 "그동안 혼인이 감소했기 때문에 3년 연속 이혼도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황혼 이혼이 늘어난 게 영향을 줬다"면서 "연령대별로 보면 남녀 모두 60대 이상에서 이혼 건수가 가장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인구 구조가 고령화되다 보니 60대 이상 인구가 많이 늘었고 평균 수명도 지속해 증가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고,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유교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자녀가 어느 정도 독립할 때까지 미뤘다가 이혼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자가 있는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인 유배우 이혼율은 4.5건으로 전년보다 0.1건 증가했다.

남자의 연령별 이혼율은 40대 후반이 인구 1천명당 8.6건으로 가장 높았고, 여자는 40대 초반이 8.8건으로 가장 높았다.

혼인 지속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이 1년 전보다 9.7% 증가하면서 '황혼 이혼'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를 이어갔다.

특히 20년 이상 혼인을 지속한 부부의 이혼이 전체에서 33.4%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이 4년 이하 부부로 21.4%였다.

시도별로는 광주(7.2%), 전북(6.4%), 울산(5.5%) 등 16개 시도에서 전년보다 이혼 건수가 늘었고, 서울(-0.8%)은 줄었다.

인구 1천명당 이혼 건수는 인천·제주(2.4건)가 높았고, 세종(1.6건), 대구·서울(1.8건)은 낮았다.

pisces738@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