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보다 더 비둘기 면모를 드러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큰 폭 올랐다.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대 초반으로, 15개월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0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7.7bp 내린 2.5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5.2bp 하락한 2.975%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9bp 떨어진 2.402%에 거래됐다.

30년물과 2년물 국채수익률은 각각 3개월, 2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하락 폭으로는 모두 올해 1월 3일 이후 가장 컸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3bp에서 이날 13.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는 시장 예상대로 동결됐다. 정책 접근에 있어 더 인내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유지됐다.

시장은 연준의 새 점도표에 크게 반응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예상을 엿볼 수 있는 3월 점도표에서 연말 금리 중간값은 2.4%로 낮아졌다. 지난해 12월에는 2.9%로, 올해 2번의 금리 인상을 예고했지만, 이번에는 올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의 경우도 기존 3.1%에서 2.6%로 중간값이 내려가, 한 번의 금리 인상만 예상할 수 있었다.

또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1.9%에서 1.8%로 낮췄다.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도 기존보다 이른 9월 말에 끝내기로 하는 등전반적으로 연준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완화 방침을 내놨다.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폭을 오는 5월부터 기존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대폭 줄이고, 9월 말에는 아예 중단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몇 달간 통화정책에 대한 트레이더 관점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면서 큰 폭의 국채 값 상승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최근 눈높이가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복수의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 번의 금리 인상도 테이블에서 치워졌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금리 전략가는 "연준이 많은이가 기대했던것을 뛰어 넘었다"며 "연준이 더 비둘기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실망했다"고 말했다.

린젠 전략가는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이 없고 2020년에도 단 한 차례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단기 금리는 2.40% 근처에서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카론 채권 매니저는 "인내심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게 됐는데, 올해 금리 인상이 없다는 뜻"이라며 "연준이 2020년에 한 차례 인상을 정한 유일한 이유는 경기 사이클 종료와 같은 더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시장에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대표는 "연준은 올해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점도표는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인상은 테이블에서 치워졌고, 경제가 계속해서 흔들리면 어떤 형태로든 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더드 에버든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맥캔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대차대조표 정책에서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세부사항을 공개했다"며 "일부 축소와 관련한 내용은 기대됐지만, 이번에 공개된 것은 더 명확해서 훨씬 더 시장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에서 올해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전일 37%에서 이날 50%로 급증했다.

전반적으로 3월 회의는 더 확실하게 비둘기파로 돌아섰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는 좋은 상황이고, 연준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반복했다.

sykwak@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