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정책 발표에도 경기 둔화 우려와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국채 가격은 시장 예상보다 더 비둘기 면모를 드러낸 연준에 큰 폭 올랐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대 초반으로, 15개월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다. 달러화 가치도 급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 재고가 급감한 데 힘입어 큰 폭 올랐다.

연준은 이날 종료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위원들의 향후 금리 경로 전망인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점도표에서는 올해 두 번 금리 인상 방안을 제시했다.

한 번의 금리 인상 전망 정도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본 시장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이었다.

연준은 또 대차대조표 축소도 앞서 예고했던 4분기보다 이른 9월 말에 종료하기로 했다. 5월부터는 자산축소 규모도 줄인다.

또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1.9%에서 1.8%로 낮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지표는 현재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인내하기에 아주 좋은 시간"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을 타결하고 나면, 중국이 이를 준수할 것이란 점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협상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까지 관세를 유지할 의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일부 외신은 미국이 관세 유지를 주장하는 데 반발해 중국 측이 일부 문제에 대해 미국에 양보했던 것을 되돌리려 한다는 보도를 내놓았던 바 있다.

이날은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1.71포인트(0.55%) 내린 25,745.6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34포인트(0.29%) 하락한 2,824.23에 장을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02포인트(0.07%) 오른 7,728.97에 종가를 형성했다.

시장은 3월 FOMC 결과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연준이 점도표와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 등에서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인 정책을 발표하자 주요 주가지수도 장 초반 하락세를 딛고 상승 반전하는 등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다만 주요지수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훨씬 비둘기파적으로 변한 것이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FOMC 이후 미 국채금리가 큰 폭 하락하면서 은행주 주가를 끌어 내린 점도 증시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증시를 압박했다.

여기에 글로벌 운송업체 페덱스가 실망스러운 세 번째 회계 분기 실적을 내놓은 점도 시장을 압박했다.

또 BMW는 올해 순익 부진에 대비한 대규모 비용 감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주요 기업 발 부정적인 소식이 우위를 점했다. BMW 관련 소식으로 뉴욕증시에서 자동차 기업 주가도 불안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JP모건체이스가 2.1% 하락했다. 페덱스 주가는 3.5%가량 내렸다. 포드는 2.2%, GM은 3.3% 각각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2.09% 급락했다. 산업주도 0.63% 내렸다.

반면 유가 상승에 힘입어 에너지는 0.89% 상승했고, 커뮤니케이션도 1.16%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연준이 무엇을 봤길래 이토록 극적으로 변하는가 하는 의심을 들게 한다"면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큰 상황에서 모든 경제 지표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6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8.4%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58% 상승한 13.9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7.7bp 내린 2.537%를 기록했다.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5.2bp 하락한 2.975%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6.9bp 떨어진 2.402%에 거래됐다.

30년물과 2년물 국채수익률은 각각 3개월, 2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하락 폭으로는 모두 올해 1월 3일 이후 가장 컸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3bp에서 이날 13.5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는 시장 예상대로 동결됐다. 정책 접근에 있어 더 인내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유지됐다.

시장은 연준의 새 점도표에 크게 반응했다.

대차대조표 축소 종료도 기존보다 이른 9월 말에 끝내기로 하는 등 전반적으로 연준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완화 방침을 내놨다.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폭을 오는 5월부터 기존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대폭 줄이고, 9월 말에는 아예 중단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몇 달간 통화정책에 대한 트레이더 관점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면서 큰 폭의 국채 값 상승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최근 눈높이가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복수의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제는 한 번의 금리 인상도 테이블에서 치워졌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금리 전략가는 "연준이 많은 이가 기대했던 것을 뛰어넘었다"며 "연준이 더 비둘기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실망했다"고 말했다.

린젠 전략가는 "연준은 올해 금리 인상이 없고 2020년에도 단 한 차례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단기 금리는 2.40% 근처에서 사이클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의 짐 카론 채권 매니저는 "인내심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알게 됐는데, 올해 금리 인상이 없다는 뜻"이라며 "연준이 2020년에 한 차례 인상을 정한 유일한 이유는 경기 사이클 종료와 같은 더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시장에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시포트 글로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대표는 "연준은 올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점도표는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인상은 테이블에서 치워졌고, 경제가 계속해서 흔들리면 어떤 형태로든 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더드 에버든 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맥캔 선임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대차대조표 정책에서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세부사항을 공개했다"며 "일부 축소와 관련한 내용은 기대됐지만, 이번에 공개된 것은 더 명확해서 훨씬 더 시장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연방기금 선물시장에서 올해 금리가 인하될 확률은 전일 37%에서 이날 50%로 급증했다.

전반적으로 3월 회의는 더 확실하게 비둘기파로 돌아섰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는 좋은 상황이고, 연준은 인내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반복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60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393엔보다 0.793엔(0.71%)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35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587달러보다 0.00763달러(0.67%)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6.46엔을 기록, 전장 126.53엔보다 0.08엔(0.06%)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3% 하락한 95.856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초 이후 최근 6주 이상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하락률로는 1월 25일 이후 가장 컸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9거래일 가운데 8거래일 내렸다.

이날 달러 인덱스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우려에 안전통화 선호가 일며 상승 반전을 시도했지만,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된 이후 하락해 낙폭을 키웠다. 정책 결과 발표 전 달러 인덱스는 0.1% 정도 올랐다.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다. 정책 접근에 있어 더 인내하겠다는 기존 방침도 유지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분석가는 "1월 연준의 비둘기 선회가 이번에 더 공고해졌다"며 "많은 사람이 한 번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점도표는 금리 인상이 없음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내년 한 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며 "많은 이가 연준의 다음 움직임이 인하일 것이라는 데 동참하고 있는 만큼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연준은 4번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이 아직 긴축 정책을 하지 못했고 긴축을 확장하지 못한 것과 대조적으로 연준은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펼쳤다. 이런 접근이 지난해 달러 강세를 이끈 동력이었다.

매뉴라이프 에셋의 척 톰스 포트폴리오 부매니저는 "달러는 전 세계 많은 통화로부터 하락 압력을 받았다"며 "올해 금리 인상은 없고 내년은 한 번이기 때문에, 연준은 비둘기파적인 견해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이 비둘기 연준을 기대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비둘기였다"고 강조했다.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금리 전략가는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종료를 공식 발표했다는 사실 역시 꽤 비둘기파적임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파운드는 달러 약세 분위기 속에서 낙폭을 다소 줄였지만, 결국 0.52% 하락했다. 이날 장중 고점과 저점 격차는 1%에 달할 정도로 변동성이 컸다.

3월 29일 브렉시트 기한을 앞두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에 6월 30일까지 브렉시트를 연기해달라고 공식 요청한 뒤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졌다.

EU는 "이미 합의한 것 외에 더 이상의 재협상이나 새로운 협상, 추가적인 확약은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영란은행(BOE)은 오는 21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브렉시트가 해결되거나 명확한 경로가 나타날 때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80달러(1.4%) 상승한 59.8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장중 한때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 선도 넘어섰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 지표와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959만 배럴 급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재고 감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8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봤다.

또 휘발유 재고는 459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413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21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20만 배럴 줄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WTI는 장 초반 소폭 하락했던 데서 원유 재고가 급감한 것은 물론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도 큰 폭 줄어든 것으로 나오면서 급하게 반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이번 주 오는 6월까지 감산을 지속하기로 확정하는 등 공급 축소 정책이 유가를 꾸준히 밀어 올리는 상황에서 미국 재고도 큰 폭 줄면서 상승 압력이 가중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을 시사한 점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키웠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큰 폭 하락세던 데서 비둘기 연준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유가의 상단을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상당 기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하더라도 중국 측의 합의 이행을 확인할 때까지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부 외신은 전일 미국이 관세 유지를 주장하는 데 반발해 일부 영역에서 미국 측에 양보했던 것을 되돌리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던 바 있다.

양국 무역협상이 차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 감산 지속 등으로 유가의 상승 추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배럴당 60달러 선 등 민감한 영역에 접어든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견제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도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의 마티진 랏츠와 에이미 서전트 원유 전략가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주 OPEC 관계자들과 대화를 한 결과 이들이 브렌트유가 60달러 중반에서 움직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OPEC은 6월 회의에서 생산량 감소를 확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올해 브렌트유 전망을 배럴당 65달러에서 75달러로 10달러나 상향 조정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두프 파트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나올 수 있는 시점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원유 수요와 감산 등을 고려하면 강세장이 조성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