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기조로 돌아섰다.

연준은 2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2.25~2.50%로 동결하고, 대차대조표 축소를 올해 9월 말에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서 연준은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이는 작년 12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한 데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연준이 안전한 방식을 택했지만, 과잉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고,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던 바를 얻었다고 진단했다.

시장 역시 원하던 바를 얻게 됐다.

그동안 시장은 올해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왔기 때문이다.

연준이 비둘기파적 기조로 완전히 돌아선 데는 경제 지표 부진이 크게 작용했다.

연준은 이날 성명서에서 "고용시장이 강하게 유지됐지만, 경제활동 증가세는 4분기의 견조한 속도에 비교해 둔화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또 가계 지출, 기업고정투자가 1분기에 더 둔화했으며 12개월 기준 총 인플레이션은 유가 하락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WSJ은 연준이 지표에 따라 이같이 결정한 것을 과잉대응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가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연방정부 셧다운(부문 업무정지), 이례적 한파, 작년 말 주가 폭락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등 주로 일시적 요인이 영향을 준 것이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가 지난주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1.1%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분기에는 2.7%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만약 1분기 지표가 일시적 요인으로 부진한 것이 맞는다면 연준은 다시 2분기에 정책을 크게 선회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물론 연준은 과거 정책 실수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어 어느 때보다 조심스럽게 움직여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WSJ은 연준이 걱정을 안고 있는 한 이는 다음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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