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달러-원 환율은 갭다운 출발 후 1,120원대 초반에서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매우 비둘기파적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입장을 확인하면서 당분간 원화는 글로벌 달러 약세 영향권 내에서 등락할 것이다.

개장 초반 남아 있던 롱포지션에 추가적인 스톱이 나오면서 달러-원 환율은 무거운 흐름을 나타내겠으나, 연준의 경기 전망에 글로벌 경기 우려가 고조돼 투자 심리는 위축된 상황이다.

연준은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향후 금리 경로 전망인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점도표에서는 올해 두 번 금리 인상 방안을 제시했고 이번 FOMC에서 한 번의 금리 인상 전망 정도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결정을 내린 셈이다.

연준은 또 대차대조표 축소 폭을 오는 5월부터 기존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대폭 줄이고, 9월 말에는 아예 중단할 방침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2.3%에서 2.1%로, 인플레이션 예상치를 1.9%에서 1.8%로 낮췄다.

FOMC 이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연준의 온건한 기조에 마냥 환호하기엔 글로벌 경기 신호에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글로벌 운송업체 페덱스는 "전 세계가 느려지고 있다"며 무역량 감소, 물류 회전 속도 둔화 등을 경고하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회계 분기 실적을 내기도 했다.

앨런 그래프 최고채무책임자(CFO)는 "각국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실적이 작년만큼 좋지 않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상품 거래 중 약 4분의 1을 담당하는 페덱스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경기 둔화의 '리트머스' 시험지 성격이 짙다.

한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유럽연합(EU) 정상들에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를 단기 연기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파운드화는 달러 약세에 낙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결국 0.52% 하락했다.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상존한만큼 오는 21일 열리는 영란은행(BOE)에선 당분간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 협상을 둘러싼 이슈는 점차 리스크오프 재료가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관세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며 중국과의 협상 가능성을 여전히 저울질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당 기간(substantial period of time) 중국에 대한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수급상으로도 달러-원 환율이 마냥 아래로 향하긴 어려워 보인다.

분기 말이 다가오고 있으나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로 물러서면서 수급상으론 결제 수요가 강해질 수 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55%)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29%)는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0.07%)는 상승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0.40원) 대비 4.10원 내린 1,125.10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없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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