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준비 중인 '토스뱅크(가칭)' 컨소시엄에서 신한금융그룹이 발을 뺀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핀테크 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꾸린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주와 은행 중심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진출 여부를 논의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컨소시엄 구성 추진단을 꾸려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것은 지난달부터다.

하지만 자본조달과 컨소시엄 구성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순께 컨소시엄 구성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던 스케줄이 지연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토스뱅크에는 손해보험사인 현대해상과 간편 회계서비스 '캐시노트'를 만든 한국신용데이터, 온라인 패션쇼핑몰 무신사, 전자상거래 솔루션 제공업체 카페24, 모바일 부동산 중개서비스 업체 직방 등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현대해상을 제외하곤 대부분 신생 핀테크 업체인 셈이다.

여기에 최대주주가 될 비바리퍼블리카 역시 아직 흑자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라 금융권에선 이들의 자본력에 의구심을 드러내 왔다.

토스뱅크는 설립 초기 원활한 대출을 위한 단기 자본금으로 1조원, 중장기 계획으로 4조원 안팎의 자본금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이 내부적으로 검토한 토스뱅크 지분은 20% 수준. 이를 생각하면 향후 4~5년 새 8천억원에 달하는 자본 투입이 필요한 셈이다.

통상 금융권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이 흑자전환에 성공하기까지 3년 안팎의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에 대한 확실한 보장 없이 수년간 몇천억원의 자금을 쏟아붓는 것은 신한금융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다.

당초 네이버와 엔씨소프트 등 굵직한 ICT 기업을 사업 파트너로 고려했던 만큼 현재 구성된 컨소시엄에 대한 간극이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비교하면 토스뱅크의 금융주력자는 사실상 신한금융 하나인 셈"이라며 "장기적인 자본조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미 신한은행이 선보인 모바일 통합 플랫폼 '쏠'이 있는 만큼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이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추는 취지 이외의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인터넷전문은행 컨셉에 대한 양사 간 시각차도 존재했다.

토스는 스타트업 문화를 강조하는 유럽형 챌린저 뱅크를 내세웠지만, 신한금융은 모든 국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 기반의 생활플랫폼을 지향해왔다.

이에 토스는 더 많은 핀테크 업체가, 신한금융은 영향력 있는 유통업체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각각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이 컨소시엄 참여 의사를 철회했지만, 비바리퍼블리카 측은 다른 주주들과 컨소시엄 구성을 이어갈 방침이다.

토스 관계자는 "큰 틀에서 양사의 시각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보니 이후 사업 모델 수립과 컨소시엄 구성 등 실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인 협의를 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다른 컨소시엄 주주들과 구성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 관계자도 "아쉬움이 크지만, 최종적으로 신한과 컨소시엄을 유지할 수 없다는 토스 측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이달 26일부터 양일간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받는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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