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내정자가 21일 공식 취임한다.

함영주 전 행장이 갑작스럽게 연임을 포기한 데다,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따라 부행장직이 여럿 공석이 되면서 어수선해진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가 될것으로 보인다.

'중국통'으로 꼽히는 지 내정자가 어떤 글로벌 사업전략을 펼칠지도 관심거리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 내정자는 이날 오후 4시 하나금융지주 을지로 신사옥에서 취임식을 열고 하나은행장에 취임한다.

지 내정자는 함 행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하나금융 안팎의 예상을 깨고 행장에 내정됐다.

당초 행장 재임 시 사상 최대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옛 하나-외환은행의 인사·임금·복지 통합에 성공한 함영주 행장의 연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함 행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되고, 금융감독원이 법률적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를 하나금융 사외이사진에 전달하면서 함 행장은 연임을 포기했다.

지 내정자는 갑작스러운 지배구조 변경에 따라 어수선해진 조직을 먼저 추슬러야 할 전망이다.

그의 행장 취임과 장경훈 부행장의 하나카드 사장 취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는 일이 급선무다.

지 내정자의 행장 취임으로 그가 맡았던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과 하나금융 그룹글로벌총괄(GCSO) 자리가 비게 됐다.

장 부행장의 하나카드 이동에 따라 하나은행 웰리빙그룹과 하나금융투자 WM그룹 총괄 자리도 공석이 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 내정자가 행장 취임 전에도 업무보고를 받은 데 따라 곧 인사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새로 인사를 단행하기보다는 현재 임원들이 겸직하는 형태가 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지 내정자의 해외사업 전략도 관심거리다.

그는 행장 취임에 앞서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전략을 밝힐 계획이다.

지 내정자는 하나은행의 글로벌 전문가로 손꼽힌다.

1991년 옛 하나은행에 입행한 뒤 2001년 하나은행 홍콩지점장, 2004년 중국 심양지점장, 2007년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설립단 팀장, 2010년 하나금융 차이나데스크팀장으로 일했다.

2014년부터는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은행장을 지내 20년 가까이 중국과 관련된 업무를 한 데 따라 '중국통'으로 꼽힌다.

국내보다 먼저 이뤄진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중국 법인 통합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그가 하나은행장으로 발탁된 배경에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2540 전략목표'가 있다.

2025년까지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해외 비중을 40%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로, 이 전략의 기반을 닦은 이가 지 내정자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해외 순이익은 2천8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늘었지만 전체 순이익의 약 13%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해외점포 수는 34개로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데 따라 지 내정자가 이를 활용해 어떤 발전 전략을 꾀할지 주목된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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