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넷플릭스에 가입하는 국내 이용자가 늘어나며 이동통신사의 부담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가 전용선 구축에 대한 부담을 지지 않은 채 이동통신사의 몫으로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 화질저하 등으로 SK브로드밴드가 지난 1월 해외망 용량을 2배 증설한 데 이어 KT도 지난달 넷플릭스 고객을 위한 해외망 연동 증설을 완료했고 회선 용량과 트래픽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들 이통사는 모두 자체 비용으로 해외망을 구축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KT와는 전용망으로 불리는 캐시서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반면에 LG유플러스와 독점계약을 맺고 캐시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며 딜라이브와도 비슷한 협약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나 딜라이브와 협약을 맺고 있는 넷플릭스가 이들에게는 일정 수준의 망 사용료와 비슷한 서버 증설계약을 맺고 상대적으로 빠른 인터넷 속도로 가입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넷플릭스 자체 분석결과 지난해 말 기준으로 LG유플러스의 가입자들이 가장 빠른 속도의 인터넷으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공급받고 있다. 다음으로 딜라이브, KT, SK브로드밴드 순이었다.

IPTV 가입자들은 넷플릭스 화질이 저하되면 이통사에 항의하고 이통사들은 자체 비용을 들여 해외망을 증설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사용료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자사 홈페이지에 자사의 콘텐츠를 받는 인터넷 속도를 체크할 수 있는 페이지를 제공할 뿐이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제공되던 이통사별 자사 콘텐츠 제공속도 비교 페이지를 없애 가입자들은 정보 취득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넷플릭스의 국내 가입자는 자체 제작 콘텐츠 '킹덤'을 방영한 이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화질저하 문제도 가입자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넷플릭스 한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최근에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가입자 숫자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LG유플러스 제휴 이후 드라마 '킹덤'이 공개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를 제외한 이통사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제공에 치중할 뿐 고객 불편에 따른 어떠한 비용도 내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화질이 떨어지면 이통사 입장에서는 서버를 증설해서라도 자체 비용으로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며 "비용은 들이지 않고 과실만 따 먹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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