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괜히 과감한 움직임을 보여 '제 무덤을 팠다'(boxed the Fed into a corner)고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가 21일 보도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이 기본적인 시나리오라고 밝혔으며 대차대조표 축소도 앞서 예고했던 4분기보다 이른 9월 말에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매체는 연준의 태세 전환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규모도 크다면서, 이는 전문가들을 곤혹스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판세온 매크로이노코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 인상 전망을 수정한 것에 대해 "시장이 울부짖은 것도 아닌데 연준이 쓸데없이 과감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훨씬 비둘기파적으로 변한 것이 경기 둔화를 암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이 불거지면서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55% 밀렸다.

셰퍼드슨은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이러한 움직임이 인플레이션 상승의 물꼬가 튼다면 연준은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연준은 올해 금리를 세 차례 올릴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제는 올해 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며 "임금 인상이 가속화되면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준이 올해 금리를 아예 인상하지 않겠다는 전망을 옳다고 증명하기 위해선 한 가지 이상의 대외적 리스크가 구체화돼야 한다"면서 "연준 스스로가 이런 상황을 자초했다"고 덧붙였다.

매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낮아 연준이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과연 인플레이션이 언제 다시 나타날지도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또 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 다음 경기 침체 때 경기 부양적 통화정책을 쓸 여력이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전 댈러스 연은 총재였던 리처드 피셔도 다음 겨울을 위해 충분히 열매를 저장해두지 않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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