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비둘기파 면모를 확실하게 드러냈지만 미국 증시가 생각만큼 환호하지 않아 의문을 자아낸다고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20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보다 더 강한 비둘기파 성향을 보였다며 이와 달리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를 비롯한 주가 지수들은 이에 부합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2.25~2.50%로 동결하면서 경제 성장률,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고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존 입장을 전격 철회하는 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프로그램을 오는 9월 중단키로 결정했다. 자산 축소 규모는 5월부터 감축할 예정이다

통화 완화로 불어난 연준의 보유 자산을 줄이기 위한 작업은 결국 2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연준이 긴축 기조에서 한 발을 빼기로 결정했으나 이날 다우지수는 0.55% 밀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29%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만 0.07% 상승했다.

매체는 연준의 정책 변화 폭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초라한 시장 반응이라면서 연준의 비둘기파 변신을 희소식으로 여기지 않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냇얼라이언스증권의 앤드루 브레너 채권 헤드는 연준이 어떤 이유로 금리 인상을 철회할 만큼 겁을 먹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연준의 전격적인 입장 변화에 온전히 공감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불안감을 갖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연준이 주시하고 있으나 시장이 놓친 것은 무엇인지 증시가 궁금증을 품고 있다고 언급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기업 실적과 무역 갈등 등 다른 우려를 떨쳐버리지 못해 연준발 호재에도 주가가 뛰지 못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웰스파고의 크리스 하비 전략가는 연준이 비둘기파 입장을 최대한으로 보여줬다면서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스러운 예상이 시장을 횡보하거나 하락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도 주가 상승을 막는 요소라는 게 그의 견해다.

하비 전략가는 앞으로 몇 주 동안 좋은 소식이 들려오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한편, 연준이 충분히 비둘기파 면모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0.077%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친 것이 이런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메리온 캐피털의 리처드 파 전략가는 성장세가 둔화하는데 연준은 아무런 대처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증시 강세론자도 겁먹게 한다고 비판했다.

수익률 곡선은 평탄화하며 경기 둔화 우려를 키우고 기업 실적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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