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최근 서울 강북 아파트의 분양가가 9억원에 육박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일부 지방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도 고분양가로 논란을 빚고 있다.

2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전 도안지구 2-1지구 A 블록에 추진하는 대전 도안 아이파크시티 분양가는 3.3㎡당 1천500만원 내외다.

7개월 전 인근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가 1천100만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몇달 사이 약 400만원이 오른 것이다.

대전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정한 고분양가 관리지역이 아니어서 분양가 책정에 제한이 없다.

아이파크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고 나서 공사비가 5천200억원에서 7천300억원으로 2천억원 올랐다는 내용을 뒤늦게 공시하면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광진 대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기획위원장은 "계약변동 등을 통해 공사비를 인상하더라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높이는 게 통상적인데 40%를 늘린 것은 업계에서도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사업 진행을 하면서 설계 변경이 됐고 기존 계획보다 세대수가 늘어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이파크시티 분양가가 너무 높다며 원가공개를 통해 분양가 결정 과정을 밝혀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국토부는 분양원가 공개항목을 12개에서 62개로 늘렸지만 공공택지에 공급되는 공동주택으로 적용 대상이 제한된다.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 공개 전면 도입은 건설업계가 영업 비밀 침해 등을 들어 반발하는 데다 과열이 한풀 꺾인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검토되지 않고 있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부장은 "고분양가 관리지역은 분양가가 치솟는 경우 막을 수 있겠지만 완전한 해법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건설업체들은 감리업체를 모집할 때 50여개 공사비 항목을 공개해왔다. 영업 비밀을 이유로 드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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