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대차대조표 축소를 오는 9월 말에 종료하겠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대차대조표 축소 중단은 시중의 유동성 흡수를 중단하는 조치로 2017년 10월부터 시작된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끝낸다는 의미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양적 완화(QE) 프로그램으로 4조5천억 달러까지 늘어났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단계적으로 축소해왔다.

소시에테제네랄(SG)에 따르면 현재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는 3조7천800억 달러 정도다.

대차대조표 축소는 만기 도래하는 국채와 MBS 중 월 한도만큼 재투자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왔으며 현행 월 한도는 500억 달러(국채 300억 달러, MBS 200억 달러)다.

하지만,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로 초과 지급준비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면서 대차대조표 축소가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연준은 이날 올해 5월부터 국채 재투자 중단 규모를 3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로 낮추고, 9월에 축소를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MBS 축소 한도 200억 달러는 9월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단, 10월부터는 만기도래하는 MBS의 200억 달러까지 국채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MBS보다는 국채를 보유하기 위한 조치이다.

연준 역시 성명서에서 MBS 보유 한도의 축소는 "장기적으로 주로 국채를 보유하려는 연준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MBS 만기도래분 중 200억 달러 한도를 웃도는 채권은 MBS에 재투자된다.

연준은 MBS를 "장기적으로 줄이거나 포트폴리오에서 완전히 제거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속도나 시점은 사전에 공지하겠다"고 설명했다.

10월부터 재매입하는 국채의 만기는 여러 만기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연준은 "미상환 국채 만기구성과 대략 일치하도록 '다양한 만기에 걸쳐(across a range of maturities)' 국채에 재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작년 12월 FOMC 회의에서 일부 참석자들은 포트폴리오 구성과 관련해 만기를 더 짧게 가져가는 것이 경기 둔화 상황에서 더 큰 유연성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발표 중 가장 놀란 부문은 단기물 국채에 재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만기에 걸쳐 재투자하겠다고 한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SG에 따르면 현재 미상환 국채의 평균 만기는 약 70개월(5.8년)이다.

금융위기 이전 연준의 국채 포트폴리오 만기는 1년 이하짜리 단기 채권(T-bill)이나 5년 이하의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중기 채권(Note)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양적완화 이후 5~10년물 중기물 채권 비중이 50% 이상으로 증가했고, 장기 금리를 낮추고 주택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만기 10년 이상인 채권 비중도 25%까지 증가했다.

현재 5~10년물 채권 비중은 11%가량으로 줄었으나 10년 이상인 장기 채권의 비중은 30%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SG는 연준의 이번 조치로 보유할 국채의 만기는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 연준의 국채 포트폴리오는 MBS를 통한 재투자로 4분기부터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SG에 따르면 올해 4분기에 430억 달러, 내년 1분기에 420억 달러 등 분기당 400억 달러 이상 국채 포트폴리오가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해당 기간 MBS 축소분을 상쇄하는 규모라 연준의 보유자산은 증가하지 않는다.

연준이 9월 말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할 경우 연준의 보유자산은 3조5천억 달러가량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8천억 달러 수준보다 여전히 4배가량 많다.

SG는 연준의 보유자산이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과 2021년에 국채 포트폴리오가 각각 2천120억 달러, 2천440억 달러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MBS 포트폴리오는 1천610억 달러, 1천430억 달러가량이 줄어 보유자산 순증분은 크지 않지만, 2018년과 2019년 국채 감소분이 연간 2천억 달러가량인 점을 고려한다면 이를 상쇄하는 규모다.

SG는 미국의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연준이 연간 2천억 달러가량의 국채 매입을 통해 재정적자를 일부 상쇄하고, 경기 둔화를 방어할 것으로 예상했다.









<SG 크로스에셋리서치, 20일자 보고서 참고>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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