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조 단위로 돈을 맡기는 대형 고객을 대상으로 뮤추얼펀드의 수수료를 1달러 수준까지 깎기로 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블랙록은 오는 7월부터 최소 25억달러(약 2조8천165억원) 이상을 맡기는 기관 투자자에 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의 수수료를 1만달러당 기존 4달러에서 1.25달러까지 내리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블랙록이 자사의 인덱스 뮤추얼펀드에 책정한 모든 수수료 가운데 가장 낮은 금액이다. 블랙록은 다른 인덱스펀드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적절히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블랙록은 뱅가드 등 경쟁업체와 비교해 조금 더 높은 수수료 체계를 고수해왔지만, 지난해부터 수수료가 '제로'인 뮤추얼 인덱스 펀드가 출시되면서 블랙록도 수수료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 수수료가 없는 인덱스펀드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 등이 선보였다.

신문은 "블랙록의 이번 조치는 주요 인덱스펀드인 '아이쉐어즈 S&P500 인덱스펀드'의 수수료가 경쟁업체인 뱅가드나 피델리티보다 너무 비싸다는 점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록의 지난해 말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과정에서 블랙록의 비(非)상장지수펀드(ETF)에선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고 블랙록은 4개 분기 연속 자금 순유출을 겪게 됐다.

신문은 블랙록이 일부 기관 투자자 고객과 상의한 끝에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며 이번 조치로 연기금과 증권사들이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했다.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인스티튜트(ICI)에 따르면 지난해 액티브 뮤추얼펀드는 수수료가 평균 0.76%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의 0.94%와 비교하면 다소 낮아진 것이지만 패시브 뮤추얼펀드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패시브 펀드는 작년 평균 0.08%의 수수료를 기록했으며 10년 전 수치는 0.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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