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ECB 비둘기 변신, 도미노처럼 전 세계로 번지나
연준·ECB 비둘기 변신, 도미노처럼 전 세계로 번지나
  • 윤영숙 기자
  • 승인 2019.03.2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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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이 비둘기 기조로 크게 선회하면서 다른 중앙은행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주요 중앙은행들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해 다른 중앙은행들도 초저금리나 마이너스 금리를 수년간 낮은 상태로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CB는 이달 초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은행들을 위한 신규 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완화적 기조로 돌아섰다.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내리고 마이너스 금리를 적어도 올해 말까지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ECB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과 완화적 기조로의 급선회는 다른 중앙은행들에 신호탄이 됐다.

전날 연준은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25%~2.5%로 동결하고, 올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이는 작년 12월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한 데서 전망치가 크게 낮아진 것이다. 또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 정책을 올해 9월에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올해 물가상승률과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경기 둔화 우려에 대응한 조치임을 시사했다.

연준의 이번 조치는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더 완화적이었다.

이날 스위스중앙은행(SNB)은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75%로 동결했다. SNB는 또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0.3%와 0.6%로 하향했다.

SNB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 전망 하향을 지적하며 "주요국의 정책 금리와 관련한 기대도 낮아졌다"고 언급했다.

이날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인상하며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이는 원유에 의존하는 노르웨이 경제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르웨이는 "교역국의 금리가 더 점진적으로 인상될 것을 고려해" 장기 금리 전망치를 하향했다.

연준이나 ECB의 결정이 달러나 유로를 사용하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 중요한 이유는 많은 나라가 수출과 교역으로 서로 얽혀있기 때문이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기조는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높인다. 반대로 그렇지 않은 나라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실제 ECB의 완화정책으로 유로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스위스프랑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했다. 이날 SNB가 물가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했음에도 유로존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스위스 통화의 가치는 유로에 오히려 상승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데이비드 옥슬리 이코노미스트는 "그들은 ECB의 성쇠에 인질로 잡혀 있는 격"이라고 묘사했다.

스위스 이외에도 스웨덴, 덴마크 등과 같은 중앙은행들은 수년간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해왔으며 이들 중앙은행이 조만간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CE는 스웨덴은 2021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디어 에셋 매니지먼트의 세바스티앙 갈리 매크로 전략가는 연준과 ECB가 "당기는 중력이 매우 강하다"라며 "(유럽 내) 비유로존 국가들이 ECB로부터 정책을 수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이는 이러한 국가에 결국 주택 버블과 비효율적 자산 배분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많은 나라의 마이너스 금리는 각국 상업은행들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스위스의 은행들은 2015년 이후 중앙은행 예치금에 대한 이자로 70억 프랑(약 70억 달러)을 지급했다. 덴마크 은행들도 2014년 이후 마이너스 금리 영향으로 중앙은행에 31억 크로네(5억 달러)를 지급했다.

주요 중앙은행들의 조치에 영향을 받는 나라는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비유로존 국가들뿐만이 아니다.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인상한 한국 역시 연준의 금리 결정 이후 현 금리동결 기조를 한동안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FOMC 결과 이후 기자들과 만나 연준의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면서 이로썬 한은의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도 큰 틀에서 보면 올해 통화정책 방향도 기본적으로 완화 기조를 끌고 가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해 완화 기조가 지속할 것을 시사했다.

대다수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올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전날 기준금리를 동결했고, 필리핀 중앙은행도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ING 은행은 연준이 2020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기조를 전환해 단기적으로 금리를 내릴 여력이 생겼으며 필리핀도 더 완화적 기조로 돌아설 여지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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