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외부감사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아시아나항공이 자칫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2일 수시평가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을 각각 'BBB-', 'A3-', 'A3-'로 유지하면서 와치리스트 하향검토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신용등급은 'BBB-' 등급까지는 투자적격등급으로 분류되지만, 이보다 한 단계 낮아진 'BB+' 등급부터는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한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이 공시한 2018년 결산 감사보고서에 대한 외부감사인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표명되면서, 회계 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됐다고 지적했다.

한신평은 순차입금이 큰 폭으로 감축됐으나 여전히 재무부담이 높은 가운데 회계 정보의 신뢰성 저하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종현 한신평 기업평가본부 실장은 "지난해 CJ대한통운 지분 매각(1천566억원), 금호사옥 매각(2천444억원), 항공기 선급금 반환(약 3천억원) 등으로 차입금을 전기 말 대비 약 9천억원 줄였다"면서도 "그러나 금융리스 차입금과 주요노선의 현금흐름이 담보로 제공되는 유동화 차입금의 비중이 여전히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단기성 차입금이 약 1조2천억원으로 단기상환 부담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유동화 차입금에 대한 레이팅 트리거의 존재 역시 유동성 관리 측면의 잠재적 부담 요인"이라면서 "회계 정보에 대한 신뢰성 저하는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도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등재했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상에서 한정 의견이 부여됐고, 기존 발표된 2018년 잠정실적 대비 저하된 재무제표를 공시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강서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거래소 상장기업으로서 한정 의견이 부여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기관투자자의 투자가 제한되는 등 자본시장에서의 원활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생긴다"며 "이에 대한 대응전략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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