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권업계에서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전산 사고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IT 부문에 대한 물리적인 시간과 예산 투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권의 IT 부문 인력과 예산은 도리어 감소세로 나타났다.

증권사 총임직원 수는 2016년 3만4천253명에서 2017년 3만4천233명으로 30여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중 IT 전문인력은 1천777명에서 1천655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다.

같은 기간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는 고객 정보보호·관리, 시스템 운영 등에 투입되는 인력도 10% 이상 줄었다.

금융권의 전체 IT 관련 예산은 수년째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나 증권사의 IT 예산은 오히려 감소했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에 따르면 증권사의 2017년 총예산은 8조원 수준으로 직전 연도보다 5%가량 증가했다. IT 부문에 투입된 예산은 9천400억원 정도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전체 예산에서 IT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이전에는 12%를 넘어섰으나, 최근 11%대로 위축됐다.

증권업계의 경우 타 금융권과 비교해 IT 담당 전임 임원도 미비한 상황이다.

은행권의 경우, 모든 회사가 임원급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를 두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는 전체의 60%만 CISO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해외주식 거래 등이 늘어나면서 증권사 전산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MTS와 HTS를 통해 실제로 주식 거래에 나선 투자자는 9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MTS의 일평균 거래금액만 6조5천억원에 달했다. 하루에만 5천만 건이 넘는 매매가 체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올해 KB증권 등에서 전산 사고가 발생하며 업계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관련 민원에는 여전히 전산 관련 내용이 가장 많다"며 "거래 시스템을 안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시스템 개발 등과 비교해 정보보호 관리나 운영 등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며 "자원을 더 투입해 투자자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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