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국채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 역전은 연방준비제도(Fed)가 1~2년 이내에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신호로 인식하는 지표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5일 미국 금리 스프레드 역전을 비롯해 각종 경기 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라며 최근 국내 장단기 금리도 점차 좁아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경기 둔화 우려가 점증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추이(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지난 22일 미국채 3개월물 금리는 2.4578%에 마쳤다. 한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4417%로 초단기국채 금리보다 1.6bp가량 낮았다.

경기침체 공포에 독일채 10년물 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가면서 미국 채권금리도 급격하게 하락한 영향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1955년 이후 한 번을 제외하면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보다 앞서 나타났다.

뉴욕 연은은 경기 침체 가능성(Probability of US recession)을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 차로 계산한 자료를 매달 집계하고 있다.

지난 2월 말 집계된 3개월-10년 금리 차는 0.24bp로 2007년 7월 이후 가장 좁은 수준이다.

지난달 경기 침체 가능성은 9.14%로 집계됐지만, 이달 3개월과 10년 금리가 역전되면서 가능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미 국채 3개월-10년 금리 스프레드 추이(실선)와 경기 침체(회색구간)>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아직 국내 10년-3개월 금리는 차이가 크게 나지만, 급격한 미국 장기물 금리 하락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점차 강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정부가 상반기에 편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경정예산도 경기 자극을 위한 선택 사항이 아니라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추경은 이제 중요한 재료로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추경이 경기를 자극한다기보다는 지금 상황에서 추경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종합(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로 본 수익률 곡선(아래 그림)은 국고채 10년물과 불과 3.4bp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만, 경직성이 강한 CD금리 대신 통안채 91일물 금리와 비교하면 아직 16bp가량 차이가 났다.







시장참가자들은 독일 장기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다 미국 채권금리도 급락하면서 국내 시장도 이를 제한적인 수준에서 반영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국 금리가 하락한 정도보다는 작은 수준에서 국내 금리도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한국은 미국보다 커브가 경직적이라 역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도 지표가 부진으로 돌아서는데 글로벌 경기 우려가 커지면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며 "호주 사례를 볼 때 국내 인하 기대가 생기면 10bp 이상 하락할 수 있지만, 한은의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는 무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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